“어떻게 보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날 느껴지는 제 감정에 충실하려 해요”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ABT)의 첫 한인 수석무용수 서희(27·사진)씨의 춤은 그의 품성과 똑 닮았다. 주변에 의해 쉽게 휩쓸리거나 흔들리는 성격이 아니다. 칭찬에 쉽게 반응하지도, 비판에 크게 마음을 다치지도 않는다.
현지 언론과 평단이 그를 크게 주목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담담하다. 뉴욕타임스(NYT)가 그를 ‘2012 올해의 무용수’에 선정했고 지난 5월에는 ‘서희, 정상에 서다’란 제목으로 활약상을 대서특필했다. 또 유명 무용전문지인 댄스 매거진 5월호는 ‘우아하고 매혹적인 ABT의 서희’라는 타이틀과 함께 커버 모델로 실었다.
하지만 그는 리뷰나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가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한참동안 답을 떠올리지 못했다. 대신 그는 특별한 자기 점검의 시간을 갖는다. 파트너는 바로 케빈 매킨지 ABT 예술감독. 공연 다음 날이면 늘 대화시간을 갖는다.
그는 “발레와 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한다.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감독은 늘 그에게 “아름다웠다”고 말해 준다고. 그런데 그는 그 말이 이해가 잘 안 되더라고 했다. ‘아름다웠다’는 말보다 ‘잘 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서였다.
“제가 불만을 표시한 어느 날(웃음), 감독님이 설명해 주셨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조금씩 나오는 코스요리를 음미하며 ‘맛있다’는 말만 할 거냐고, 그땐 ‘아름답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느냐고요. 그렇게 좋은 평가를 제가 싫어하고 있었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아름다웠다’는 말을 좋아하게 됐죠.(웃음)”그를 자극하고 교육하는 이는 감독뿐이 아니다. 서희는 많은 ABT 동료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그는 요즘도 ABT 수석에 오른 게 가끔 잘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2005년 연수단원으로 ABT에 입단하고서 2006년 코르 드 발레(군무 무용수), 2010년 솔리스트를 거쳐 지난해 드디어 수석무용수에 올랐다. 지난 시즌 오랫동안 뒷줄에서 곁눈질로 바라봤던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주인공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좋은 무용수로 인정받아 갈수록 그가 더 신경 쓰는 부분은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무대에서 10분은 거짓말 할 수 있어요. 하지만 10분이 넘어가고 숨이 차기 시작하면 평소 자기 버릇이 다 나와요. 그래서 좋은 무용수가 되려면 내면을 먼저 가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무용수만큼이나 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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