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憧憬)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잼’, ‘라이너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윤동주 (1917-) ‘별 헤는 밤’ 일부
한국어 말살정책으로 책자 출간이 어려웠던 때 마루를 뜯어내고 시를 감춰 보관해주었던 친구의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그의 시는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라 한다. 항일운동 중 투옥되어 27세의 나이에 별세한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 윤동주. 아름다운 생의 이력과 주옥같은 시편들은 슬픈 민족사를 넘어 그를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에 영원한 별빛으로 빛나고 있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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