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지역 총소득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서울? 부산? 인천? 정답은 울산이다. 2011년 현재 울산의 1인당 지역 총생산은 6,188만원으로 전국 1위다. 2위는 충남으로 4,033만원이고 전국 평균은 2,494만원이다. 1인당 지역 총소득도 3,954만원으로 서울 3,767만원을 제치고 1위고 1인당 개인 소득도 1,823만원으로 서울 1,696만원을 제치고 역시 1위다.
1962년 박정희가 이곳을 특정 공업지구로 지정하기 이전까지 동해안의 촌에 불과했던 울산은 석유 화학공단과 자동차 산업단지, 조선소 등이 들어서며 대한민국 최대의 중공업도시로 성장했다. 현대 중공업, 현대 미포조선 등 이곳 조선소는 부산의 한진 중공업이 8만평, 경상남도 거제의 삼성 중공업이 150만평인 것에 비해 200만평으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다.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 현대 자동차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다. 지난 50년간 한국의 발전은 ‘한강의 기적’이 아니라 ‘울산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 조선, 화학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면서 이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대한민국 어느 누구보다 훌륭한 대접을 받고 있다.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9,400만원으로 한국 최고 수준이다. 4대 보험은 물론이고 자녀 3명까지 대학 등록금이 지급된다. 거기다 자녀가 현대차 취업을 희망할 경우 채용에 특혜를 주는 특권까지 있다. 가히 신의 직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대우가 시원치 않다며 요즘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기본급을 13만498원 인상하고 ▲2012년 순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며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주고 ▲현재 59세인 정년을 61세로 연장하며 ▲신차 출시에 대해 노조의 동의를 얻고 ▲30년 이상 근속자가 차량을 구입할 경우 가격을 35% 인하해주며 ▲40년 이상 근속자에게 금 15돈과 상여금 200%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경영진이 아니라 일반 시민이 보기에도 기가 찰 노릇이다. 대학 가지 않는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거기까지 회사가 지원금을 줘야 한단 말인가.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서는 노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생산성이 높으면 또 별개 문제다. 돈을 많이 주더라도 그만큼 차를 많이 만들면 회사로서는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 현대차 공장의 생산성은 매우 낮다. 이곳에서 차 한 대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시간으로 GM의 20시간, 도요타의 27시간보다 많고 특히 앨라바마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 15시간의 2배에 달한다.
현대차는 2005년 앨라바마 몽고메리에 연산 20만대 생산의 현대차 공장을, 조지아 웨스트포인트에 연산 30만대 생산의 기아차 공장을 세웠는데 공장을 100% 가동해도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다.
제3 공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앨라바마와 조지아 주정부는 무노조와 노동 유연성, 염가 부지에다 세제 혜택 등을 거론하며 공장 유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몽고메리 시민들은 “현대차를 보내준 신에게 감사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현대차를 환영하고 있으며 공장 인근 호텔에서는 아침으로 한식을 내놓을 정도로 한국사람 대접에 열심이다.
현대차는 이번 노조 파업으로 이미 2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 당신이 현대차 경영주라면 갈수록 비용은 더 들고 툭 하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국내 공장과 말없이 감사하며 일하는 앨라바마와 조지아 공장 어느 쪽에 미래를 걸겠는가.
한 때 세계 자동차 산업의 수도였던 디트로이트는 강성 노조의 요구에 끌려 다니다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하더니 결국 시 정부마저 파산하고 말았다. 한국의 현대차 노조는 지금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뻔히 보면서 이들이 걸어간 길을 뒤따라가겠다는 미련함을 보이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제발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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