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시인)
이민 1세대는 이제 노령화가 되어 많은 사람이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모두 허리가 휘었다. 한인들을 고객으로 하는 장의사 영업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성업 중인 것이 이민 1세 덕이다. 꿈이 있다면 그 꿈을 보일 까 말 까 하늘 높이 걸어두고 잊어버린 채 부자 나라에 대한 화려한 개념을 누르고 모진 현실에 부대꼈다. 또 사치를 누르고 허술하게 맛깔 나는 음식 대신에 값싼 먹을거리로 끼니를 이으면서 이민 1세는 삶을 지켜왔다.
몇 십 년 세월이 지나고 나니 몸으로 때우면서 지탱하고, 고생이란 이름 하나로 가족을 부양했던 그 이민 1세대는 이제 노령화가 되었지만 그 이민 1세 앞에 자랑스럽게도 이민자의 후손들이 미국 사회 곳곳에 당당하게 서 있다. 대견스럽다.
빈손으로 일구어낸 이민의 기적이라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고, 많은 민족 가운데에서 한국 국민만이 일구어 낼 수 있는 기적이라고 해도 그것은 모자람이 없는 말이다. 그러나 대견스럽게 여기는 마음 속 한구석에는 하나가 되지 못하는 이질성, 즉 세대차이라는 간격이 섞여 있어 이민 1세들을 당황하게 한다.
우리들의 가족이 안고 있는 갈등이 가족 이야기이고 가족의 형상이다. 우리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 참기름으로 섞어 만든 나물반찬이 입맛에 맞는다며 밥을 먹는데 아이들은 빵에다 느끼한 버터를 바르고, 양념도 안한 체 구운 고기에다 생야채가 입맛에 맞는다고 먹는다.
아이들은 또 불손할 정도로 생각과 행동이 넓게 트여 자유스러운데, 아이들 보기에 우리들은 답답하리만큼 매우 규율적이고 권위적이다. 그러니 띄엄띄엄 남아 있는 대화의 방법은 침묵이거나 답답하면 큰소리가 앞장선다. 성장과정의 차이에서 온 문화의 배경 때문이다.
이민 1세들은 유교의 배경문화 속에서 성장을 했고 이민사회의 젊은이들은 자유민주주의란 문화의 배경 속에서 성장을 한 탓이다. 구속이 원칙인 법률, 율법을 밥상위에 놓고 자란 유대인과 자유가 약속인 신약 속에서 자란 유대인들이 겪는 차이이고, 모차르트의 경견한 교회음악과 독일의 세속음악이 낳는 갈등의 차이 이다.
이민 1세대가 자란 교육의 이념은 유교적으로서 구속을 원칙으로 하고, 미국이란 다인종, 다문화는 통일되지 못하는 문화를 자유라는 이름으로 대신하여 문화의 근본 철학이 없는 자유 분위기를 자유라는 이념으로 제공하였고, 그 분위기속에서 아이들이 성장을 해서 서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세대 차이를 낳게 했다. 한 가족이라도,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어도 이제는 한 가족으로서의 내면이 통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민 1세들의 가족이란 이름의 슬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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