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피니언 란의 이인탁 변호사의 민족이란 글을 읽었다. 많은 부분에서 그 분의 글에 공감 한다. 그리면서 나대로 생각 하는 것을 써보고자 한다.
사실 민족이란 단어는 19세기 중엽에 일본인들이 만든 단어이다.
오래 동안 일본의 정부 정치 형태는 상징적인 천황이 있었지만 정치권력 구조는 소위 장군(쇼군) 밑에 독립된 지방자치제 이었다. 지방정부를 번(藩) 이라고 불렀고 지배자를 번주 또는 다이묘(大名)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866 년 남쪽 규슈에 위치한 사쓰마 번과 조슈 번이 동맹을 하여 쇼군 막부 정권을 무너트리는 소위 명치유신이 진행되고 1871 년 소위 번이라는 형태를 해체 시킨다.
그런데 예를 들어 죠슈번의 사람이 아이즈번에 여행을 가려고 해도 마치 여권처럼 번주(다이묘)로 부터 여행 허가증을 지참했어야 할 정도로 지방 자치 생활에 몸이 배어 있어 “당신 누구요” 하면 “나는 죠슈번 사람이요” “나는 사쓰마 사람이요”하면서 통일 국가가 되었지만 일체감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이란 나라의 사람이요’ 라는 뜻으로 일본 국민(國民)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우리는 천황 후예의 사람들로 같은 족속이요’ 라는 뜻으로 일본 민족(民族) 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이 ‘국민과 민족’이라는 단어는 근세 일본의 근대화, 그리고 서구 열강에 끼어 들만큼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는가 하면 청일전쟁으로부터 태평양 전쟁을 일으킬 만큼의 배타적, 국수적, 자기중심의 우월주의 등에 몰입하는 불행을 낳기도 했다.
이로 인하여 일본국은 패전국이 되었지만 이제 일본이 다시 재기 하겠다며 아베 정권이 다시 민족, 국민이란 올가미 속에서 자기중심적 배타적인 국수주의로 변모해서 주위 나라들로 부터 소위 왕따를 받기 시작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도 일제의 침략을 받을 시점부터 항일운동에 민족과 국민이란 단어처럼 힘을 합치는데 적절한 단어는 없었다. 그래서 이 두 단어는 일본이 시작했던 목적과는 달랐지만 독립운동에 긴요하게 쓰이기 시작 했다.
그러나 이제 시대는 달라졌다. 우리도 티벳족, 몽골족, 조선족 하고 부르는 것과 달리 한국 민족하면 끼리끼리의 국수주의적, 배타적, 혈통주의, 우월주의에 매몰되면서 지금 세계화의 흐름에 역행하며 어쩌면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700만의 한국인이 해외에서 살고 있고, 100 만명이 한국 땅에 살며 이제 10쌍 중 한 쌍이 소위 외국인과 결혼 하는 현 한국의 실정을 감안할 때 아주 심각한 문제일수도 있다.
그런데 민족이란 단어에 우리에게는 불행하게도 써야 할 아주 중요한 이슈가 있다.
‘남북통일’이다. 이 남북통일은 한국의 앞날을 위하여서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남북통일을 하자는 운동에 민족이란 연결고리만큼 호소력이 있는 단어는 없다.
그러니 “나는 100년 후 이 미국 땅에 우리 한국인 후손이 대통령이 되는 꿈을 꾼다”하자니 민족이란 단어를 그만 쓰자고 해야겠고, 남북통일을 하자고 호소하자니 “같은 민족이요” 하면서 민족이란 단어를 써야겠으니 이는 확실히 양면의 칼날이 있는 단어이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주술에 걸린 것 같다.
그러나 아니다. 현명한 우리 한국인은 양면의 날을 다 지혜롭게 쓸 수 있을 것 같고 또 써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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