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는 축복받은 곳이다. 첫째, 미 최대 농산물 생산지답게 먹을 것이 풍부하다. 거기다 매섭게 추운 동부 겨울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 가주의 따뜻한 날씨는 천국과 같아 보일 것이다.
뿐만 아니다. 가주는 북미와 남미, 아시아와 미국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에 있다. 이들 간의 교류가 커지면 커질수록 가주의 무역업은 번창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하이텍의 본산 실리콘 밸리가 있고 UC 버클리와 스탠포드 등 양질의 교육 기관과 고급 노동력, 요세미티와 세코이아 등 관광 자원, 연예 산업의 메카 할리웃이 모두 가주에 있다. 가주가 3,800만으로 미 인구 최대 주가 된 것은 괜히 된 게 아니다.
그러나 가주에는 이곳의 청명한 햇볕 같은 강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13%가 넘는 가주의 소득세율은 미 최고 수준이다. 환경 규제는 가장 까다롭고 노조의 입김은 어느 주보다 세다. 각종 조사에서 가주가 비즈니스 하기 가장 나쁜 주로 랭크되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지난 주 1957년부터 60년 가까이 토랜스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아온 토요타가 텍사스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3,000개 고소득 일자리로 함께 사라지게 됐다. 도요타는 이 결정을 극비에 붙이고 발표 직전까지 직원은 물론 토랜스 시장이나 가주 지사에게까지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요타가 텍사스로 가는 표면상 이유는 미국 남부에 자리 잡고 있는 도요타 생산 공장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 인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가주의 높은 세금과 까다로운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우선 텍사스는 주 소득세가 없다. 똑같은 봉급을 받아도 최고 13% 임금이 오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기다 주택 건축에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증축을 어렵게 하는 가주와는 달리 텍사스는 집짓기가 훨씬 쉽다. 그 결과 도요타가 이사 가는 댈러스 인근 플레이노의 집값은 남가주의 절반이다. 똑같은 돈을 받아도 도요타 직원들의 실질 소득은 엄청나게 올라가는 것이다. 거기다 텍사스 주정부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도요타 이전으로 예상되는 4,000개 일 자리 하나 당 1만달러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역대 보조금 중 사상 최고 액수다. 이런 조건인데 가지 않는다면 안 가는 사람이 이상하다.
가주를 떠나는 기업이 도요타 하나라면 괜찮다. 그러나 니산은 이미 2006년 가디나를 떠나 테네시로 본사를 옮겼다. 2011년에는 노스롭이 센추리시티에서 버지니아로 이사 갔고 얼마 전에는 레이시온이 엘 세군도에서 텍사스로 옮겼다.
니산은 이주 이유로 테네시의 값싼 비즈니스 비용을 들었다. 비즈니스 비용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건비다. 텍사스와 테네시 근로자의 노조 가입 비율은 4.8%와 6.1%지만 가주는 16.4%에 달한다. 또한 가주 전기 값은 환경 규제로 남부보다 50% 비싸고 개스 값은 갤런 당 70센트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가주에서 비즈니스를 하려 하겠는가.
노조에 가입해 집단으로 임금을 올리겠다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성공을 거둘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만 낸다. 노조가 없는 주에서 저렴한 인건비로 만든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미국 남부의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은 번성하고 있는데 디트로이트는 망한 이유다. 얼마 전 테네시 폴크스바겐 공장 노동자들이 미 자동차 노조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노조 가입을 거부한 것도 이해가 된다.
지난 1990년 이후 LA의 취업 인구는 3.1%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댈러스와 휴스턴 등 텍사스 주요 도시의 취업 인구는 50%가 늘었다. 1980년과 2010년 사이 LA 인구는 100만이 늘었는데도 일자리는 16만5,000개가 줄어들었고 빈곤율은 17.6%로 미 대도시 중 최고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가주 의회는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얼마나 많은 도요타가 가주를 떠나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가주의 앞날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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