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시(LA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상파울루 아레나에서 벌어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무대에서만 5번째로 맞붙는다. 독일과 브라질이 월드컵 단골 출전 팀인데도 불구,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에선 딱 두 차례밖에 만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매우 자주 만나는 셈이다.
지금까지 4차례 월드컵 맞대결은 네덜란드가 2승1무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고 통산 전적에서도 4승2무2패로 앞서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자국에서 벌어진 지난 1978년 월드컵 결승에서 네덜란드를 연장 끝에 3-1로 꺾고 첫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치켜들었고 이 패배로 1974 서독월드컵에 이어 2연속 월드컵 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네덜란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선 1998년 프랑스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데니스 베르캄프의 골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고 20년 묵은 빚을 갚는데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5-1로 대파하는 등 첫 4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는 막강 화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복병 코스트리카와의 8강전에선 120분 동안 무득점에 그친 끝에 간신히 승부차기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르연 로번과 로빈 반 페르시의 투톱이 세계 정상급이지만 캡틴인 반 페르시가 위장 복통 증세로 결전 하루 전날인 8일에도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노란 불이 켜졌다. 루이 반 할 감독은 “반 페르시의 상대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면서 “그는 우리 캡틴이니 뛰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몸 상태가 받쳐줘야 한다. 출전여부는 내일(9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페르시는 조별리그에 첫 두 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뛰어난 활약을 보였으나 칠레와의 최종전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뒤 멕시코와 16강전 및 코스타리카와 8강전에선 잇달아 침묵을 지켰다. 걸출한 스트라이커이자 팀 캡틴이 반 페르시가 뛰지 못하거나 뛰더라도 제 컨디션이 아니라면 네덜란드로서도 상당한 전력 손실이 불가피할 것은 자명하다.
아르헨티나는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스트라이커 곤잘로 이과인이 마침내 대회 첫 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린 것이 반갑지만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와 함께 공격을 주도했던 윙어 앙헬 디 마리아가 부상을 당한 것이 걱정거리다. 대회 내내 메시의 원맨쇼를 ‘감상’하는 모습을 보였던 아르헨티나로선 그나마 메시의 뒤를 잘 받쳤던 디 마리아가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 상당한 타격이다. 아무리 메시라도 네덜란드 같은 팀을 혼자서 깨뜨려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제는 다른 선수들도 메시에 ‘등’에서 내려와 제 몫을 해줘야만 한다. 벨기에와 8강전에서 결승골 한 방을 터뜨려준 이과인과 부상에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서지오 아게로가 디 마리아의 빈자리를 얼마나 메워줄 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역시 승리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메시다. 네덜란드는 매우 스마트한 팀이고 메시에 대해 완벽하게 연구하고 경기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집중마크를 해도 메시를 완벽하게 잠재우긴 힘들다. 메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네덜란드의 윙어 로번을 어떻게 막느냐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로번을 완벽하게 막지 못했다. 로번이 필드를 헤집고 다니는 한 이번 브라질 월드컵 결승은 독일과 네덜란드, 두 유럽 팀간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