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이탈리아 몰락 이어 브라질도 처참히 무너져
▶ 선 굵은 전통 스타일에 스페인식 티키타카 접목 효과
독일의 토니 크루스가 골을 터뜨린 새미카데이라에 뛰어올라 환호하고 있다. 뒤쪽은 이 날 자신의 16번째 골로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세운 미로슬라브 클로세.
독일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전차군단’은 8일 벌어진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브라질을 7-1로 대파하는 가공할 파워를 과시했다. 월드컵 5회 우승으로 최다기록을 갖고 있고 개최국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브라질을 적지에서 완전히 괴멸시킨 이날 독일의 퍼포먼스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특히 전반 23분부터 29분까지 단 6분동안 4개의 슈팅으로 4골을 뽑아내는 결정력은 세계축구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레벨이었다. 브라질의 수비가 너무도 허약하게 무너진 것도 있었지만 그만큼 독일의 파괴력이 뛰어났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대 진영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브라질이 장점인 개인기와 스피드를 원천 봉쇄했고 힘과 정교한 패스워크를 앞세워 초반 실점으로 흔들리던 상대를 쉴새없이 몰아쳐 반격의 의지조차 품지 못할 지경으로 몰아넣은 것은 세계 축구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런 독일의 위력적인 퍼포먼스는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물론 전통강호 이탈리아, 신흥강호 스페인의 몰락과 맞물려 더욱 선명하게 대비되고있다. 이들 국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던 독일이 드디어 독주할 시대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자연스럽게나온다.
독일의 강세는 분데스리가의 부흥기와 함께 일찌감치 예견됐다.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2012-13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맞붙어 독일 클럽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은 4강, 도르트문트는 8강에 진출해 강세를 보였다. 특히 부동의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대회에서 소속 클럽을 따질때 가장 많은 출전자 15명을 배출했으며 도르트문트, 샬케, 볼프스부르크 등 다른 독일 클럽도 7명씩의 본선출전자를 배출해 분데스리가의 자긍심을 더했다. 독일 대표선수 23명 가운데 17명이 호황을 누리는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힘, 높이, 강한체력을 앞세워 선이 굵은 플레이를펼쳐 ‘전차군단’으로 불려왔다. 그런데 요아킴 로브 감독이 이끄는 이번 독일 대표팀은 여기에 강력한 전진압박과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티키타카), 네덜란드 스타일의 빠른 역습도 아우르고 있어 전천후 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로브 감독은 스페인의 몰락과 함께 최근 평가절하되고 있는 ‘티키타카’를 전술의 기본 틀로 고수하고있어 주목을 받는다. 티키타카의 원조인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던 펩과르디올라 감독이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독일 대표팀의 주력선수들인 뮌헨 선수들은 이미 전술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티키타카’로 조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힘과 근성을 앞세우는 독일 축구의 전통을 기반으로 최신 흐름이던 스페인의 정밀함을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가 독일의 부상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축구의 전설 로타 마테우스는 최근 스페인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식 티키타카’를 거론하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마테우스는 “독일식 아름다움이 줄었으나 더 많이 승리할 수 있게 됐다”며 “월드컵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거둬야 할것은 승리”라고 강조했다. 과연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마지막 1승을 보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다시 월드컵 챔피언에 오르며 본격적인 독일 축구의 전성시대를 선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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