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2015년 말까지 입법 개정해야”
▶ 재보궐선거권 제한은 ‘합헌’
미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에게 국민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 조항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오는 2015년 말까지 입법 개선에 나서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 등이 2009년 5월 "국민투표법 14조 1항이 선거권 및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 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국민투표법 14조 1항은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돼 있는 투표권자만 투표인 명부에 올리도록 제한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당초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은 재외국민은 국민투표권이 제한됐지만 헌재가 2007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주민등록이 없어도 국내거소를 신고한 재외국민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졌다.그러나 한국내 거소를 신고하지 않은 재외국민은 여전히 국민투표권 행사가 제한돼 왔다.
이에 대해 헌재는 "국민투표는 대의기관인 국회와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대한 국민의 승인절차에 해당한다"며 "국민투표는 선거와 달리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절차이므로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반드시 인정돼야 하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은 대의기관을 선출할 권리가 있고, 그 기관의 의사 결정에 대해 승인할 권리가 있다"며 "이 같은 본질적인 지위에서 나오는 국민투표권을 추상적인 위험이나 기술상의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참정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헌재는 재외선거인에게 국민투표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절차적·기술적인 문제에 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단순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오는 2015년 말까지 법을 개선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진성·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헌법 개정에 대한 진정한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권자를 대한민국 영토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한정할 수 있다"면서 "주민등록이나 국내 거소 신고를 한 국민에게만 투표권을 인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입법형성의 재량 범위 내에 있다"며 합헌 취지의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재외선거인에게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재외선거 투표 시 반드시 공관을 방문하도록 한 선거법 조항 등에 대해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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