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기획-한인 독거노인들의 잇단 극단 선택
지난달 브롱스의 한 노인아파트에서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살아오던 할아버지 K모(81)씨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주변의 지인들은 K씨가 아들 등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왔으며 평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결국 자살을 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3월에는 또 우울증을 앓아오던 L모(83) 할아버지도 목을 매 스스로 자살했고, 남편과 별거해 온 J모(71) 할머니 역시 삶의 비관하고 스스로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도 있었다. 특히 J씨 할머니의 경우 자녀들이 가끔 찾기는 했지만 5년 이상을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인 독거노인들이 무력감과 고독감 속에 우울증에 빠지거나 노인 왕따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 노인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최근 한인사회가 급속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녀와 배우자 없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퀸즈칼리지 재외한인사회연구소가 지난 201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일원 전체 한인 노인 중 16.7%가 독거노인으로 파악됐다. 한인 노인 6명 중 1명은 홀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독거노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많은 주된 이유는 장성한 자녀들이 결혼해 분가하면서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남은 여생을 함께 보낼 동반자 부재로 인해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면서 우울증에 빠지는 정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청소년들만의 사회문제로 여겨졌던 소위 왕따 현상도 노인들 사이에 나타나고 있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한인 이민사회의 독거노인 자살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노인들 역시 취미와 경제 수준, 가족과의 교류 여부에 따라 파가 갈린다. 이 중 그나마 배우자가 없는 독거노인들은 자연스럽게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우울증이나 자폐증에 시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가하는 독거노인 정신 건강 문제에 비해 현황 파악은 매우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현황 파악이 더딘 이유는 한인 노인들 스스로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찾아오는 것을 병으로 여기지 않거나, 병원을 찾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한인상담기관의 한 관계자는 “한인 노인들의 경우 직접 상담소를 찾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주변인들이 먼저 노인들의 변화를 깨닫고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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