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려<지국장>
골프시즌이 무르익고 있다. 이곳 공용 골프장 마다 한인 골퍼들의 숫자가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치 웨체스터에 사는 한인들 대부분이 골프를 치는 것 같다.
얼마 전, 골프와 관련된 기사제보를 받았다. 어느 교회 선교부가 주최하는 자선 골프대회에 그 교회 교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참여하여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이니,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교회가 하는 골프대회가 종종 있으니 특별히 뉴스로 하기엔 적합지 않다고 했더니 장로를 바꿔 준다. 교단 측이 오랜 기간 해오고 있는 선교활동에 매년 동참해 오다가, 올 해 처음으로 골프대회를 하게 되었으며, 골프 다음 날 선교부원들이 단체로 선교지를 향해 떠난다는 것이었다.
여하튼 기사 작성에 필요한 만큼, 미국 인디언을 위한 선교에 대해서 그리고 이번 골프대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받아 적었다. 그런데 좀 있다가 다시 전화를 받았다. “우리 목사님이 교회가 주최가 되어 골프대회를 한다는 사실을 신문에 내고 싶지 않다고 하십니다.” 라면서, 미안하지만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한다.
생각해 볼수록, 목사님이 왜 선교기금 모금 골프대회가 신문에 나는 것을 싫어했는지가 의아했다. 신문에 교회에 대한 기사가 나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면, 골프대회라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인가?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골프대회는 허락했을까? 교인은 좋은 행사니까 여러 사람에게 알려서 선교기금을 더 많이 모우길 원했는데, 목사님은 왜 그것을 말리셨을까? 혹시 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뭘 그걸 신문에까지 내는가 하는 그런 의도였을까?
골프가 나쁜 운동인가? 이곳의 시니어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꼭 골프를 치고, 주중에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일요일에 골프를 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진다. 좋은 운동 아닌가. 하긴, 일요일에 교회를 빠지고 골프를 치러 가서 사고를 당했는데, 죽을 수도 있었던 사고에서 살아난 것을 감사하며 다시는 일요일에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간증을 들은 것이 생각난다.
그 후 얼마가 지난 일요일. 그 교회의 선교 골프대회를 하는 골프장이 한국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것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목사님은 일요일에 교회가 골프대회를 한다는 사실을 신문에 공개하고 싶지 않으셨던 것일까? 골프가 나쁜 운동이 아니라면, 교인이 일요일에 골프를 치는 일이 나쁜 것인가? 그렇다면 왜 일요일 골프를 허락한 것일까?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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