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 생기면서 그 위에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몸의 몇 군데에만 발생하는 가벼운 형태의 건선도 있지만 체표면적의 10% 이상을 침범하는 중증건선의 경우는 일상생활에 많은 장애를 끼치게 된다. 심한 경우는 대인관계 형성이 어려우며 취업, 결혼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선은 피부병이지만 전신적인 면역체계의 이상이 원인인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따라서 치료를 게을리 하게 되면 피부뿐만 아니라 몸의 다른 부위에도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관절을 침범하여 건선관절염을 동반하기도 하고 혈관에도 이상을 일으켜 협심증, 심근 경색, 중풍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반가운 사실은 최근 건선의 면역학적인 발생원인이 거의 밝혀져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새로운 치료법이 많이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바르는 약을 비롯해서 단일파장 광선치료, 면역 조절제, 생물학제제 같은 다양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과거와 달리 피부에 난 건선을 없애는 건 현대의학으로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며 개인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중증건선 환자의 경우는 치료를 조금만 게을리하면 다시 재발하기 때문에 치료에 싫증을 내고 완치를 할 수 있는 비방을 찾게 마련이다. 건선을 오래 앓은 환자분들의 경우는 오히려 그런 질문을 안 하지만 병에 이환 된 지 몇 년 이내의 환자분들의 경우는 꼭 한 번 의사에게 묻고 가는 질문이 이 병원에서는 건선을 완치시킬 수 있나요 하는 질문이다. 완치란 한번 치료하면 다시는 질병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선환자의 경우는 아직 더 밝혀져야겠지만 많은 유전학적 이상을 가지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타고난 유전자를 바꿀 수 없는 한 안타깝게도 완치는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가끔 건선을 완치시킬 수 있다고 하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 이런 분들은 사기꾼들과 같은 부류라 봐도 무방하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환자분들 중 치료 후 길게는 수년 동안 재발이 없는 경우 가끔 완치시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환자분들한테 찬물을 끼얹는 거 같아 미안하지만 나는 “나중에 다시 올라올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당뇨, 고혈압처럼 잘 관리하시라고 덧붙인다.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 같은 경우 식이 조절, 운동 같은 생활 습관 조절과 더불어 평생 약을 먹으면서 병을 관리해 나간다. 건선도 이와 마찬가지로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하고 감기를 조심하며 피부에 자극을 피하는 생활 습관 조절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서 관리하는 만성 질환이다. 그러면 고혈압, 당뇨 환자들은 약을 평생 잘 먹는 데 비하여 건선환자들은 왜 치료에 쉽게 싫증을 내고 비방을 찾게 되는 걸까를 생각해보면 고혈압이나 고혈당의 경우는 조절이 일시적으로 안되더라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모르고 지나간다. 반면 건선의 경우는 피부에 생기는 것이 바로 바로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리가 조금만 안되면 조급해 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건선과 같은 만성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이 병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병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듯이 비방을 찾아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심한 경우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완치의 비방을 찾아서 방황하는 중증건선환자께 감히 말씀 올리고 싶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서 관리한다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 없이 평생 잘 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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