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크리스마스에 유난히도 섭섭한 생각이 든 것이 하나 있었다. 고국의 DMZ 서부전선 애기봉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지 않는다는 뉴스를 듣고서다.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는 반세기 넘게 최전방을 지키는 해병장병과 국민의 평화통일의 염원이 돼 왔다.
55년 전 해병 군목후보생 8명이 해병 26기 장교후보생 150명과 함께 9개월간의 훈련을 받고 소위로 임관했다. 다시 한 달간 군목교육을 받은 후 중위로 진급하고 해병대 군목이 되었다. 나는 서부전선 최전방 부대로 파견됐다.
6.25 민족상잔의 쓰라린 아픔을 경험했던 장병들은 나무 가지에 종이별을 만들어 달고 크리스마스 절기임에도 휴가를 못간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군종병들과 함께 위문품을 안고 전방 벙커를 방문하던 일은 반세기가 지났어도 어제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금년에는 김포 시장의 지시로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지 못했다니 실망스럽다. 남북 간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지만 서운함은 어쩔 수 없다. 그동안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는 평화의 메시지였다. 올해 애기봉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서지 못했지만 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애기봉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하나씩 세워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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