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은 모든 것이 흔하다. 옷을 떨어져서 버리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안 들어 버리는 게 더 많지만 대수롭지 않다. 그 비싼 휴대 전화도 고장이 나서 바꾸는 것보다 쓰다가 질려서 바꾸는 게 더 많은 세상이니 말이다.
나는 미국으로 오기 위해 중국에서 나와 함께 지냈던 8년간의 물건을 정리해야 했다. 소박하게 살고자 했지만 어찌나 물건이 많은지 거짓말을 하나도 보태지 않고 버려야 할 물건이 열 상자도 넘게 나왔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열 상자를 기부 센터에 모두 갖다 주고는 앞으로는 ‘갖고 싶은 것’은 사지 말고 ‘필요한 것’만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미국에 와서 보니 신기한 것도 많고 예쁜 것들도 많아 나는 다시 하나 둘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인간은 정녕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새해를 맞아 물건을 정리하다가 문득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스님은 외출 중 집에 둔 식물이 걱정돼 하루 종일 생각하다가 그것이 ‘집착’임을 깨닫게 되셨다고 하였다.
많은 물건을 가지면 가질수록 그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더 커지게 마련이므로 그만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적어지게 된다. 또한 물건이 많으면 그에 따라 내가 책임져야 할 일도 많이 생긴다.
이처럼 물질은 인간을 자유롭게 해 주기는커녕 속박한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고 살아간다. 새해를 맞으며 다시 결심을 해 본다. 내가 짊어지고 갈 수 있을 만큼만 갖고, ‘갖고 싶은 것’보다 ‘필요한 것’만 사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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