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원로목사, 교계 단체들에 7,000달러 기부
지난해 세상 떠난 아내 이안숙 사모의 삶 기려
“평생 숨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왔던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과 사랑을 표현하고 싶군요.”
워싱턴 지역에서 선교와 봉사에 힘쓰는 교계 단체 대표들에게 성금을 건네며 이원희 원로목사(신생침례교회)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이 목사가 은근히 자랑(?)하는 아내 이안숙 사모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 호흡기 질환을 앓아오던 이 사모는 지난 해 11월 68세를 일기로 남편과 가족의 곁을 떠났다. 병상에 누워있던 마지막 3년간 이 목사는 항상 아내의 곁을 지켰다.
각 1,000달러씩 후원금을 받은 단체와 개인은 장애인 선교단체 워싱턴밀알, 라티노 선교단체 굿스푼, 워싱턴 DC 노숙자들을 돌보는 크로스광야선교회, 볼티모어 굿스푼에서 섬기는 오향숙 집사, 광야교회를 담임하면서 무주택 청년들의 전도와 교육에 힘쓰는 정병옥 목사. 이 목사는 “이 단체들은 말없이 하나님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어 늘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목사가 원래 사회에 기부하기로 작정했던 액수는 7,000달러여서 조만간 수혜 단체나 개인을 더 선정할 계획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내의 신앙은 이 목사의 말을 빌자면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라는 말씀 그대로다.
펜타곤 옆에서 픽업 스토어를 하던 시절, 이 사모가 수만 달러를 모아 불우 이웃들을 도왔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누구라도 도움을 요청해오면 이웃 가게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손에 쥐어주고 보내야 하는 성격이었다.
“아니 사모님, 돈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해요?” 하고 물으면 “얼마나 어려웠으면 여기까지 왔겠느냐”며 더 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대전침례신학대학과 목회대학원을 졸업한 이 사모는 46년 전 이 목사와 결혼했다. 이 목사는 신림침례교회를 15년 섬기고 1983년 미국에 와 메릴랜드에 신생침례교회를 개척했고 1984년 버지니아로 옮겨 2003년까지 담임을 맡았다.
이 목사는 이민목회를 하면서 교계 단체장으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워싱턴침례대학(현 버지니아워싱턴대학)의 부총장과 총장을 역임했었고 실천신학을 직접 가르쳤다.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 21대 회장, 수도한인침례교회협의회 회장도 맡았다.
이 목사는 “아내가 내조를 해주고 두 아들을 잘 키워주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며 “아이들도 어머니의 섬김의 자세를 본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밀알 단장 정택정 목사는 “돈이 있다고 남에게 베푸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 사모의 정신을 잘 받들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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