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이 세상에 대한 절망이 자라나
어둔 밤 아주 작은 소리에도 눈을 떠
나와 아이들의 미래가 두려워질 때
나는 밖으로 나가 야생 오리들이
아름다운 제 모습을 물그림자 드리우고
두루미가 물고기를 잡는
호숫가에 몸을 누입니다.
그러면 야생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저들은 슬픈 앞날을 걱정하는 따위로
자신의 삶을 힘들게 하지 않습니다.
나를 맞이하는 고요한 물가
그리고 머리 위에는 눈부신 별들,
환한 빛으로 기다리는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축복과
자유를 느낍니다.
/ Wendell Berry(1934- ) ‘야생의 평화’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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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동안 아무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연이 깊어지면 깊어지는 대로 멀어지면 멀어지는 대로 과거에 연연하고 미래를 우려하는 우리. 오직 인간만이 걱정의 보따리를 지고 시간을 오간다. 현자들이 가르치듯이, 저 야생의 것들처럼 우리도 순간을 사는 법을 깨쳐야 한다. 찬 물 위의 가난한 오리들, 수억 광년 달려온 별들이라고 어찌 삶이 고단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기우의 보따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보다 평화롭고 자유롭다.
<임혜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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