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NCAA 농구 토너먼트 ‘3월의 광란’이 오늘 시작된다. 64개 팀들은 결승전이 치러지는 오는 4월4일까지 대학농구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보름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3월의 광란’이라는 별칭이 시사하듯 NCAA 토너먼트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승부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팬들은 이에 미친 듯 열광한다.
대학농구의 인기는 대단하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대학선수들에게는 아직 아마추어의 열정이 있다. 프로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게다가 학연과 지연이 작용하니 응원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올 토너먼트 화제들 가운데 하나는 한인학생들이 많이 재학하는 UC 어바인의 개교 이래 첫 토너먼트 진출. UC 어바인은 배구와 축구에서는 전국적인 강호로 떠올랐지만 농구에서는 존재감이 희미했다. 하지만 이번의 감격적인 쾌거로 공부도 잘하고 스포츠도 잘하는 대학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
12번 시드인 어바인의 첫 상대는 대학 농구의 전통적 강호 루이빌. 금요일 오후 1시 시애틀에서 벌어지는 이 경기는 객관적으로 볼 때 루이빌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언더독인 어바인이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풀어 간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NCAA 토너먼트를 괜히 ‘3월의 광란’이라고 부르겠는가. UC 어바인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3월의 광란’이 시작되면 수많은 미국인들의 관심이 여기에 쏠린다. 평소 대학농구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내기를 벌이며 경기 결과를 주시한다. 높은 관심 덕에 포브스는 이 토너먼트를 수퍼보울 다음으로 경제적 가치가 높은 스포츠 이벤트로 꼽는다.
일부 팬들은 경기를 보려고 병가를 내기도 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아예 마음 놓고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직장들도 적지 않다.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오길비 & 매더’는 컨퍼런스 룸과 카페테리아에 프로젝션 TV를 설치하고 직원들이 아무 때나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또 TV 중계를 보는 직원들에게 피자와 팝콘 같은 스낵까지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회사가 스폰서로 나서 상품을 걸고 승부 맞추기를 하는 직장들도 적지 않다.
바람직한 직장 분위기를 연구하고 있는 사회심리학자 론 프리드맨은 직장 동료들 간에 우정과 신뢰를 쌓는 데는 친숙함과 유사성, 그리고 자기 노출(자신의 신상 애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등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라며 스포츠 이벤트를 함께 모여서 보는 것만으로도 동료들 간에 상당한 친밀감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한국과 일본이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결승에서 만났을 때 수많은 한인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 함께 경기를 보며 목이 터져라 한국을 응원했다. 이 경기를 기억한다면 프리드맨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행복한 직원들이 좋은 직장을 만든다는 것이며 이런 긍정적 감정은 같이 모여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더 많이 생겨난다. 물론 그것이 꼭 NCAA 토너먼트나 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여야만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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