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따라 미국 온 한인여성들 상대적 박탈감에 우울증 시달
▶ 육아.가사 분담 등 남편 역할 중요
한국에서 보험 설계사로 일했던 정모씨(34)는 미국에 온 뒤 한숨이 부쩍 늘었다. 남편이 미국에서 취업해 1년 전 뉴저지에 왔는데 여기서는 정씨의 손과 발이 모두 묶여 버린 것. 워킹퍼밋이 없어 일을 할 수도 없고, 아직 운전면허를 따지 못해 남편이 곁에 없으면 움직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정씨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 무능력해진 내 모습이 한심하다”고 토로했다.
한인 1.5세와 결혼해 미국에 온 김 모씨(31)는 “내 편이 한 명도 없다”면서 외로움을 나타냈다. 한국에서는 기업 홍보실에서 일했지만 미국에 와서는 ‘유령’ 같은 존재가 됐다는 것.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지인의 대부분은 남편과 시집의 인맥. 김 씨는 “시어머니에게 서운한 점이 있어도 ‘효자’ 남편은 다 내 잘못이라고 몰아세운다”며 “친정에 얘기하기도 그렇고…”라며 괴로워했다.
결혼하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20~30대 여성 중 ‘향수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적지 않다. 특히 한국에서 고학력, 전문직에 종사하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던 여성들의 경우 체류신분이나 운전면허, 언어장벽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한다는 것.
한인 상담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성이 결혼으로 인해 이민을 결정한 경우 사회적 소외감이나 박탈감 등이 부부갈등의 원인이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개인의 성격이나 문제해결 능력에 따라 우울증으로의 진행 정도는 다르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내성적인 성격일수록 이민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남편 등이 육아나 가사 부담을 덜어줘 아내가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아내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을 즐기고 대인관계를 통해 나만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소영 기자> 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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