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이 후반 15분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터닝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내고 있다.

한국 축구가 22년 레바논 원정 무승 징크스를 후련하게 깨뜨리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파죽의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8일 레바논 남부도시 시돈의 시립경기장에서 벌어진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 홈팀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이 레바논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공격에 무게를 둔 4-1-4-1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석현준(비토리아)을 다시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했고, 좌우 날개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중앙 미드필더로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권창훈(수원)을 기용했다.

5명의 공격수가 배치된 한국의 첫 골은 전반 20분 기성용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됐다. 기성용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석현준을 겨냥해 정확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고 석현준은 순간적으로 레바논 수비수 2명 사이를 뚫다가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키커로 나선 장현수가 오른쪽 골대에 맞고 네트에 꽂히는 킥으로 연결, 기선을 제압한 선취골을 뽑아냈다.

이어 6분 뒤엔 날카로운 패스가 상대의 자책골로 연결되며 2-0으로 달아났다. 권창훈이 중앙에서 상대진영으로 치고 들어가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달려든 구자철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구자철이 이를 슛으로 연결하기 직전 상대수비수 알리 함맘이 걷어내려고 찬 볼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후반 15분 권창훈의 쐐기골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상대 진영에서 기성용이 수비수를 따돌리고 찔러준 패스를 페널티아크에서 골문을 등진 채 받은 권창훈이 돌아서며 오른발 터닝슛을 오른쪽 골대 안쪽으로 꽂아 넣어 3-0을 만들었다. 지난 3일 라오스와 2차전에서 2골을 뽑아냈던 권창훈은 A매치 2연속 골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아시아 2차예선 3연승을 기록한 한국은 승점 9점으로 이날 라오스를 2-0으로 꺾은 쿠웨이트와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13으로 쿠웨이트에 1골차로 앞서 G조 단독선두를 달렸다. 한국은 다음 달 8일 쿠웨이트에서 조 선두자리가 걸린 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