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37)가 현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인 티모시 브래들리(32·미국)와 통산 3번째로 격돌한다.

ESPN은 30일 두 선수의 공동 프로모터인 밥 애럼을 인용해 파키아오와 브래들리가 내년 4월10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대결한다고 보도했다. 파키아오와 브래들리는 앞서 두 차례 대결한 적이 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빅매치 성사에도정작 복싱팬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라고 ESPN은 전했다. 파키아오와브래들리는 앞서 두 차례 대결한 적이 있는데, 두 경기 모두 특별히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경기가 아니었기때문이다. 브래들리는 지난 2012년 6월9일 첫 대결에서 2-1 판정승을 거뒀으나 지난해 4월13일에 열린 리매치에서는 0-3 판정패했다. 특히 첫 대결에서 파키아오가 90여 개 이상 많은펀치를 더 적중시키고도 판정패 결과가 나오자 거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WBO는 특별 재심단을 꾸려 비디오 판정을 했고 그 결과는 파키아오의 5-0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WBO는 결국 브래들리의승리를 박탈하는 대신 리매치를 주선했고, 파키아오는 보란 듯이 브래들리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이번 3번째 대결도 파키아오의 완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애럼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애럼은 브래들리가새로운 트레이너인 테디 아틀라스와 손을 잡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래들리는 선수 생활 시작부터 함께해온 트레이너 조엘 디아즈와 올해 가을 결별하고 ESPN TV 해설가이도 한 아틀라스와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아틀라스의 지도 속에 브래들리는 수비에 치중하는 아웃복서에서 저돌적인 인파이터로 복싱 스타일 자체가 바뀌었다고 ESPN은 소개했다.

파키아오는 지난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패한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링에 오른다. 당시 메이웨더에게 0-3 판정패한 파키아오는 어깨 부상을 숨긴 채경기를 치른 사실을 뒤늦게 실토해복싱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내년 5월 필리핀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파키아오에게는 브래들리와의3차전이 선수 인생에서 마지막 매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총 8체급을 석권한 복싱의‘ 살아있는 전설’ 파키아오의 통산 전적은 57승(38KO) 2무 6패다. 이에 맞서는 브래들리의 전적은 33승(13KO) 1무 1패로 파키아오에 당한 것이 유일한 패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