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도둑처럼 왔다가 해일처럼 간다
무너진 담장 수선하지 마라
모가지가 꺾여 후두둑 마른 꽃잎을 놓치는
저 마른 꽃대궁을 아파하지 마라
깊이 새긴 이름
가벼운 손짓에도 살갗에 이는 소름
심장까지 직격으로 가 닿는 그리움의 동통
어쩔 줄 몰라 하지 마라
해일이 너와 나의 집을 차별 없이 움켜쥐고
유유히 사라질 때
거기 소용돌이치는 저 젖은 일기장이 너의 것이든
나의 것이든
구별할 방법이 너는 있느냐
오로지 사랑은 머물 때만 사랑일 뿐
파괴와 복종과 비난과 증오 사이에서 헤매더라도
사랑일 때만 존재할 뿐
그러니 지축이 기울 만큼 사랑하지 마라
해일이 곧 닥쳐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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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처럼 살그머니 왔다가 해일처럼 모든 것을휩쓸어가는 가는 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처럼 못되고 허무한 것도 없겠다. 하지만 어차피 영원한것은 없지 않는가? 삶이란 본래 일시적이어서가진 것은 언젠가 놓아야 한다. 그러니 지축이기울도록 사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기는 하겠다. 하지만 시의 제목이 암시하듯 사랑에 있어현명함이란 불가능이란 말과 통한다. 해일이 온다 하여 삶을 멈출 수는 없듯이, 폐허가 될 사랑이라 하여 돌아설 수도 없지 않은가.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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