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씩 십년도 더 넘게 이어온 독서클럽에서 새해 첫모임에 다루었던 책은 ‘리안 모리아티’ 저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다. 장장 63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었는데도, 등장 인물들의 성격과 감정을 아주 잘 표현했고 흥미진진한 사건 전개, 그리고 상상을 할 수 없는 기막힌 반전 등으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아름다운 오스트레일리아, 피리위 반도에 위치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섯살배기 예비학교 학생간의 폭력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아마벨라’라는 여자아이가 같은반 아이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이다. 담임선생이 ‘아마벨라’에게 누가 그랬는지 말하라 하고, ‘아마벨라’는 협박이 무서워 거짓으로 ‘지기’라는 엉뚱한 아이를 지목한다. ‘지기’는 자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여러가지 사건으로 꼬여 간다. 폭력은 계속되고 학부모들은 지기를 퇴학시키고 싶어한다. 우여곡절 끝에 진실이 밝혀 지는데, 여러가지를 고루 갖춘, 밖으로 보기에는 거의 완벽한 부부의 쌍둥이 아들 중 ‘맥스’라는 아이였다. 이 부부는 서로 사랑하지만 가끔씩 어떤 이유로든 남편이 화가 나면 분노 조절이 되지를 않아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아빠의 폭력을 보게 되는 ‘맥스’는 가냘픈 ‘아마벨라’에게 가끔씩 아무도 모르게 폭력을 가하는 것이다.
학교 퀴즈의 밤에 ‘맥스’의 아빠는 화가 나 여러사람 앞에서 아내를 때리게 되고, 옆에 있던 학부형 ‘보니’는 어렸을 적 자신의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자란 깊은 상처 때문에, 아내를 때리는 ’맥스’의 아빠를 화가 나 밀치게 된다. 불행하게도 그가 앉아있던 발코니의 난간이 너무 낮아 ‘맥스’ 아빠는 아래로 떨어져 숨을 거두게 된다.
살다가 보면 어쩔 수 없이 크고 작은 분노가 일어난다. 하지만 그 일어나는 분노를 정말 잘 다스리지 못하면 그 분노의 불길은 자신은 물론이고 남까지 태우고 만다.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들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뜬구름들 인데도, 그 순간 참을 수가 없어 막말을 해 버리기도 하고, 급기야는 폭력을 쓰게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얼마전 본국에서 일어난, 아버지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아이의 죽음이 아직도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백인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