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칠순을 맞은 혜자씨에게 ‘사랑한다.’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큰 잔치를 하지 말자고 했었지만 아들 피터와 필립이 굳이 마련한 만찬자리에 여러분들 앞에서 이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결혼 40년을 돌아봅니다. 지난 날 그 곱던 나이에 남편으로서 자격도 없는 나의 애걸을 받아드려 시집을 온 아내를 브롱스 홀랜드 애비뉴에 원 베드룸,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두어 두고 달콤한 신혼의 꿈은 꿀 겨를도 없었습니다. 자격이 없는 남편이란 자는 새벽이면 헌츠포인트에 야채, 과일을 구입하러 나가서는 저녁 늦게야 일과를 끝내곤 했습니다.
긴 세월을 함께 살면서 삶에 시달리고 세월에 이끌려 살아 온 탓이지만 아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큽니다. 뿐만 아니라 아내에게 무관심하여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는 남편인 저에게 아내는 불평 없이 자기의 도리를 다했고 피터와 필립의 어머니로 그 힘겨운 소임을 성심으로 감당해 주었으니 정말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래 전 나의 라임병으로 인해서 배 속의 아기까지 떼 내었고 또 천식으로 고생하는 나를 위해 열심히 약도 끓여서 챙겨주면서 ‘제발 70살까지 만이라도 살아 달라.’고 애걸복골 하던 아내의 정성이 75살로, 그리고는 이젠 욕심을 부려 80살까지로 정정해 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고희를 넘어 황혼에 접어든 우리 내외, 함께 웃고 울던 그 시절 그리운 추억이 이민의 역사로 남아있습니다.
“혜자. 당신은 아내로서 또 두 아들의 어머니로서 최선을 다하여 승리한 아내와 어머니가 되었다. 지금부터라도 챙길 것은 챙겨주고 갚아야 할 것은 찾아 갚아 줄 것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약속한다. 이제야 정말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나를 이해 해다오. 혜자,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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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탁 터카호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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