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임기 6개월을 남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외교행보가 눈길을 끌고있다. 그는 올 들어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로 서방과 이란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했으며, 53년간 지속된 대 쿠바 금수조치를 해제, 미주대륙의 마지막 냉전구도를 깨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또 적국이던 베트남을 방문, 경제 안보 협력을 도모했다.
국내에서 청소년 불법체류자 추방유예, 전국민 의료보험, 국가파산 위기의 경제 연착륙,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등의 업적을 남긴 오바마가 이처럼 대외적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그 만큼 미국이 최강국으로서 세계 평화와 안전, 인권을 지킬 책임과 의무가 막중하기 때문이다.
온갖 막말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과연 국내 모든 인종의 단합을 모토로 국제사회 모든 국가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일 수 있을까.
트럼프는 멕시칸은 범법자다, 무슬림의 미국입국을 금지하겠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스스로가 국가방위를 책임져야 한다 하더니 공화당 후보로 낙점될 것 같자, 히스패닉에 대한 악평을 멈추고 한국에 대해서는 동맹은 유지하되 방위비는 더 내라, 북한의 김정은과도 대화 할 용의가 있다는 등 하루아침에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히스패닉과 소수인종 중 87%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고 자신에 대한지지율은 9%밖에 안 돼 이들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말은 신뢰가 안 간다.
트럼프는 25년 전 대변인을 가장해 한 언론에 인터뷰해 자화자찬한 의혹도 사고 있다.
이런 두 얼굴의 트럼프를 과연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를 향해 “무식은 미덕이 아니야” 라며 “그는 자신이 무슨말을 했는지 조차 모른다”고 꼬집었다. 마치 2,500년 전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나는모른다. 나는 모르는 것을 아는데 너는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라고 했듯, 트럼프는 본인이 모른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은 막강한 파워를 지닌 국가이다. 그러나 이 파워에 대한 도전은 언제 소리없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일방적인 오만과 욕심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힘이 막강할 때 안에서는 더소수인종을 감싸고 밖으로는 힘없는 나라들을 포용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대외적으로 국제금융 안정화나 마약밀매, 기후변화, 대테러 정책 등 혼자 힘만으로는 미국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정치경험은 커녕 미국의 근간이 되는 다인종, 다문화조차 거부하는 트럼프가 이런 막중대사를 처리할 능력이 있을까.
미 출판계의 거물인 헨리루스가 1941년에 ‘미국의 세기’가 도래했다 할 만큼 미국은 막강했다. 그런 지 7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 미국의 파워는 많이 위축돼 있다.
로마는 공화국과 제국으로 1,000년을 존속했는데 미국은 무슨 이유인가. 이를 만회하려면 전국민 단합과 결속이 급선무다.
오바마는 첫 대통령 취임식때 “Yes, We can!(우리는 할 수있다)” 하며 단합을 촉구했다.
만의 하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과연 그는 무슨 연설을 할 것인가. 미국은 백인이세운 나라임을 강조하며 백인위주의 새로운 미국을 건설해 나가겠다고 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
여주영 뉴욕지사 주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