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60년대 말쯤 강원도 산골 어디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최노인이 친구들을 데리고 읍내에 새로 들어왔다는
다방이란 곳을 찾아 갔습니다.
먼저 최노인이 커피란 놈을 시켜서 한잔씩 나눠 마셨지요.
처음 마셔보는 커피였지만 설탕맛 때문인지
그런 대로 마실 만 했나봅니다.
한잔씩을 나눠 마신 노인들은 대포를 마시듯
‘자네가 한 잔 샀으니 이번엔 내가 삼세’ 하고는
다음 노인이 한 잔 사서 다시 한 잔씩 나눠 마시고,
또 다음 노인이 ‘나도 얻어 먹을 수만 있나’ 하고는
또 한 잔 사서 돌리기를 수 차례, 그날 노인들은
앉은 자리에서 커피 댓 잔씩을 나눠마시고
정겹게 집으로 돌아갔다는 얘기입니다.
정말로 끈끈한 잠 못 이루는 우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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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는 세계적인 격동기였다.
4.19혁명이 있었고, 5.16 군사정변, 그리고 삼선개헌이 있었다. 인간의 달 착륙, 우드스탁 페스티벌, 월남 전, 중국문화혁명, 프랑스 68혁명, 케네디 암살,그 리고 비틀즈 시대도 1960년대였다.
그런 시대의 회오리를 뒤로한 채 처음 생긴 다방에 오순도순 모여 노시던 우리 노인들의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 커피를 주거니 받거니 나누셨으니 밤잠을 주무실 수가 없었을 거다. 코믹한 일화를 끈끈한 우정으로 푼 시인의 감각이 즐겁다.
<
이동재 (문학과 의식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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