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출퇴근하면서 운전자들이 가장 열 받는 도시는 어디일까?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각 도시의 교통 흐름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인릭스(INRIX)라는 회사가 2016년 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38개국의 1064개 도시 중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도시로 LA가 뽑혔다(한국 중국 일본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LA의 운전자들이 도로가 꽉 막혀 꼼짝 못하고 허비한 시간은 1인당 104시간.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엄청났을 텐데, 그것이 다가 아니다.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길에서 낭비한 시간이며 개스 값 등 직간접적 손해가 1인당 연간 2,400달러를 넘었다.
이 보고서를 접한 LA 운전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첫 번째 반응은 “그러면 그렇지!”이다.
“요즘은 출퇴근 시간뿐이 아니에요. 시도 때도 없이 길이 막혀요. 한가해야 할 주말 낮 시간에도 교통체증이 심하니, 어디를 가려고 길을 나서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지난 주말 밸리에서 LA를 지나 오렌지카운티의 친지 집을 방문한 한인 A씨는 가는 중간에 차를 돌리고 싶더라고 했다. 편도 40마일 정도의 거리인데 두 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다. “LA가 교통지옥 1위”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그는 확신한다.
두 번째 반응은 “1년에 겨우 104시간?”이다. 그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LA 직장까지의 거리가 28마일인 한 회사원은 통근거리의 절반은 그런대로 길이 뚫리고 절반은 교통체증이라고 말한다.
프리웨이에서 거북이 기어가듯 하며 보내는 시간이 출퇴근 길 합쳐서 하루에 거의 2시간. 그렇게 한 달이면 벌써 50여 시간이다. 교외에 살면서 LA로 출퇴근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교통체증으로 발 묶이는 시간은 연간 수백시간이다.
게다가 올 겨울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면서 교통체증이 더 심해졌다. 앞의 직장인은 말한다.
“평소 1시간 15분쯤 걸리는 출근길이 비 오면 2시간 반 걸려요. 프리웨이가 완전히 주차장이지요. 출근하고 나면 일 시작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집니다.”
그가 이런 고생을 감수하는 이유는 아이들 학군 때문. 많은 한인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교외 지역에 살면서 출퇴근 교통지옥을 마다 않는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대학으로 떠나고 나면 LA 인근으로 이사하는 것이 한인사회의 한 추세가 되고 있다.
LA뿐 아니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 살면 교통난은 피할 수가 없다.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 그만큼 늘어나는 자동차에 비해 도로는 거의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출근길은 고생길일 수밖에 없다.
외부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마음을 바꾸는 게 최선. 꽉 막힌 프리웨이에서 좋은 음악이나 설교를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거나 명상을 한다면 옴짝달싹 못하는 시간이 시간낭비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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