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젊은 층 한인들의 우울증도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장을 못 구해 부모 집에 얹혀사는 20·30대 한인들이나 미국 내 취업이 좌절된 후 대책 없이 귀국해야 할 유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은 최근 핫라인 서비스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젊은 층의 상담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의 기간이 길어지면 당장 생활고와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 소외감, 박탈감 등이 불면증과 소화불량, 약물중독,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지다가 우울증으로 치닫게 된다. 인생의 봄날이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한인들의 심각한 우울증 실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되었다. 한인가정상담소의 2014년 통계도 한인들의 정신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LA 카운티 한인의 경우 3명 중 1명꼴로 우울증을 갖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바 있다. 자살한 한인 상당수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젊은 남성의 방치된 정신질환이 어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아들이 부모와 가족을 살해한 참사들에서 끔찍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3주전 대낮 타운 한복판에서 무차별 망치폭행으로 LA한인사회를 경악케 한 20대 남성도 한국에서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은 신체의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도 될 수 있고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그러나 방치해 깊어지면 삶에 대한 의욕과 희망과 의미를 모두 앗아가는 치명적 상태로 발전하게 된다.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이 아니며 자신의 의지로 낫는 게 아니라 의학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인 우울증 환자 중 치료를 받는 비율은 미 전체 평균에 절반에 불과하다. 노인 환자의 경우 특히 그렇다. 그들에 비해 언어와 관습이 덜 생소한 젊은 층의 경우는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취업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보다 따뜻한 관심을 보여야겠다. 그저 위로와 격려에 그칠 게 아니라 의사의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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