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는 트럼프지만, ‘이민전쟁’에서만큼은 의외로 손쉽게 무혈승리를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체포되는 불체자는 연일 늘어 이미 5만여명에 달했고, 국경밀입국은 17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트럼프는 역대 어느 행정부도 하지 못했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시작조차 못 할 것처럼 보이던 국경장벽 건설은 소리 소문 없이 시작돼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던 ‘무슬림 6개국 입국금지’행정명령도 우여곡절은 겪었지만 대법원의 지지판결로 끝내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이민을 둘러싼 지난 6개월의 전투에서 만큼은 트럼프가 연전연승을 거듭하는 혁혁한 전과를 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인 셈이다.
그렇다고 전투에서 이긴 것만으로 전쟁의 승리를 말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트럼프는 이민전쟁에서도 승기를 굳혀가고 있다. 공적인 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논쟁에서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소위 트럼프의 적들은 변변한 반격조차 못하고 있는 전황은 승리의 기운을 트럼프쪽으로 기울게 만들고 있다.
내심 선거 공학적 계산으로 ‘친이민정책’만을 고집했던 민주당은 트럼프 취임 6개월만에 이민정책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채 전의를 상실한 듯 무기력하기만 하다. 민주당 지지 백인 중산층을 주독자로 두고 있는 ‘더애틀랜틱’도 이점을 지적했다. ‘더애틀랜틱’은 ‘민주당, 이민정책에서 길을 잃다’란 기사에서 민주당의 패배는 불법이민에는 눈 감은 채 친이민 일변도의 근본주의 정책에만 매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민주당 지지층의 입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중도좌파 지식인 계층에서 친이민일변도의 근본주의적인 민주당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민단속이나 이민축소에 적대감만을 드러내는 것으로는 트럼프와의 이민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친이민성향의 브라운대 제프 콜건 교수와 프린스턴대 로버트 커헤인 교수도 이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이민자가 미국 사회에 동화할 수 있는 능력과 미국 사회가 적응할 수 있는 능력 모두를 고려해 정책을 재고하는 것을 꼭 편견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경제적 수혜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이민의 문화적 측면도 고려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권적 시각에 고착돼 이민을 바라보는 교조적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국경 밀입국 단속보다 CNN 방송과 벌이는 싸움에 더 에너지를 쏟는 듯 보이는 트럼프가 어떻게 이민전쟁에서 승리의 기운을 잡아가고 있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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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정책사회팀장 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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