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핵을 분열시키면 거대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낸 사람은 영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포드다. 그는 1932년 양성자 가속기로 리티움 원자 핵을 분열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소량의 질량이 감소하는데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등가 법칙’에 따라 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탄생한 에너지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리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데 사람들은 착안하게 됐고 1954년 소련에서 세계 최초로 핵 발전소가 가동됐다. 이 당시만 해도 과학자들은 값싸게 깨끗한 에너지를 무한히 얻을 수 있게 됐다는 낙관론에 부풀어 있었다. 같은 해 미국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 위원장이던 루이스 스트라우스는 앞으로 전기 요금은 “미터로 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싸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 후 20년간 세계 각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앞다퉈 짓기 시작했고 핵 발전의 앞날을 밝기만 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79년 3월 28일 펜실베니아 스리마일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방사능 유출 사고는 모든 것을 바꿔놨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원전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엄청나고 피해 기간도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이를 정도로 길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당시까지 증가일로를 걷던 미국내 원전 건설은 그 때부터 사양길로 접어들고 반원자력 단체들은 힘을 키워가게 된다.
그 후 8년 뒤 터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는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전세계에 생생히 알렸다. 이 폭발 사고로 수십 명이 현장에서 사망했지만 이로 인한 방사능에 노출돼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이 되는지는 아직도 정확한 통계가 없다. 4,000명에서 98만 명에 이르기까지 각 연구 단체에 따라 온갖 설만 분분할 뿐이다. 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 일대는 폐허로 남아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소련이 망한 가장 큰 원인으로 체르노빌을 들고 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다는듯 2011년 3월 11일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다는 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돼 방사능이 유출됐다. 이 사고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에 대해서도 정설은 없으나 1,60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각국과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원전을 아예 폐기하기로 결정했으나 중국 등 개발 도상국들은 오히려 원전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새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었으나 사우스캐롤리아나가 최근 이 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조지아만 남게 됐다. 조지아도 원전 건설에 대한 반대가 심해 이것이 지어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요즘 한국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원전 건설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장기적으로 청정 재생 에너지를 늘려 가는 방향은 맞지만 그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스위스 같이 돈이 많고 환경 보호에 으뜸인 나라도 원전 폐기를 결정하는데 33년이 걸렸다. 그나마 기존 원전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새로 짓지 않는 선에서 그쳤다. 국가의 에너지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느냐를 정하는 정책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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