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이닝 퍼펙트→9이닝 노히트→10회 통한의 패전
▶ 타선 지원 못 받고 연장 10회말 끝내기홈런 허용

리치 힐은 8이닝 퍼펙트게임, 9이닝 노히터의 눈부신 피칭에도 불구, 홈런 한 방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LA 다저스의 좌완 선발투수 리치 힐이 2년 만에 두 번째로 퍼펙트게임 찬스를 놓쳤다. 퍼펙트게임을 놓쳤을 뿐 아니라 끝내기 홈런포를 맞고 패전투수의 멍에까지 쓰는 최악의 불운에 울었다.
23일 피츠버그 PNC팍에서 벌어지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다저스 선발로 등판한 힐(37)은 첫 8이닝동안 파이리츠 타선을 퍼펙트로 봉쇄하는 등 9이닝 노히트의 신들린 호투를 했으나 야속하게도 다저스 타선이 침묵을 지켰다. 9회말 선두타자 조디 머서의 타구를 3루수 로간 포사이드가 잡으려다 놓치는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퍼펙트게임은 놓쳤지만 노히터 기록은 9회까지 이어간 힐은 다저스가 연장 10회까지 득점에 실패한 뒤 연장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선두타자 자시 해리슨에게 던진 이날의 99번째 투구가 레프트 펜스를 넘어가는 끝내기 결승 솔로홈런이 되면서 뼈아픈 0-1 패전을 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힐은 시즌 9승5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3.32를 기록했다.
이날 힐의 피칭은 실로 눈부셨다. 8회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하며 삼진만 10개를 잡아냈다. 빠른 볼 구속은 87~90마일대로 평범했으나 제구가 예리했고 변화구도 춤을 췄다. 투구수도 9회를 마쳤을 때 95개였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피칭이었다.
하지만 팀 게임인 야구에선 퍼펙트게임도 도움이 필요했지만 그 도움은 끝내 오지 않았다. 다저스 타선은 이날 8안타와 볼넷 4개 등 무려 12번이나 출루하고도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주자가 득점권 상황에서 8타수 무안타였다. 시리즈 첫 두 경기에서 14점을 뽑았던 다저스 타선은 이날 찬스에서 철저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힐의 ‘인생 역투’에 보답을 안겨주지 못했다.
결국 힐은 1995년 페드로 마티네스 이후 처음으로 연장전까지 노히터에 도전했으나 혼자 힘으로 대기록을 얻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은 이날 99번째 투구로 던진 시속 88마일짜리 빠른 볼을 해리슨이 잡아당겨 레프트펜스를 넘기면서 비운의 패전투수로 기록되고 말았다. 힐은 패배가 확정된 후 캐처 어스틴 반스와 포옹하고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 덕아웃 안쪽 터널로 사라졌다.
힐은 지난해 9월10일엔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서 7이닝동안 삼진 9개를 곁들여 퍼펙트 피칭을 했으나 그의 물집 부상 재발을 우려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 의해 교체되면서 퍼펙트게임 도전기회를 잃은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이번에는 연장 10회초에까지 등판 기회를 줬으나 결과는 너무도 아쉬운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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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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