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이 물에 잠겼다. 허리케인 하비가 급습한 이래 장장 6일 동안 폭우가 쏟아지면서 휴스턴 일대는 수중 도시가 되었다. 물 위로 지붕만 점점이 보이는 주택가들, 둥둥 떠내려가는 자동차들, 휠체어 탄 채 허리까지 물에 잠겨 망연자실한 양로원 노인들, 보트든 카누든 물에 뜨는 것이면 무엇이든 동원해 인명 구조에 나선 자원봉사자들, 광활한 대피소 안을 끝도 없이 메운 이재민들 … 지난 며칠 우리 앞에 뉴스로 펼쳐진 광경들이다. 성난 자연의 가공할 위력, 그 앞에서 미약하기 그지없는 인간의 실존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번 허리케인· 열대폭풍은 미(본토) 역사상 최대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일단 기세를 꺾었다. 지난 며칠 하비가 쏟아 부은 강우량은 근 50인치로 웬만한 지역의 연 강우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거대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10여 일 계속 떨어지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하니 초강력 물폭탄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만큼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재정적 손실은 최대 1,000억 달러대로 추정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홍수에 휩쓸려 손실된 승용차와 트럭만도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자연재해 피해 중 사상 최대이다. 이제까지 피해가 가장 컸던 2005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액이 500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해보면 앞으로 복구작업에 얼마나 많은 재정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할지 상상이 어렵다.
무엇보다 큰 비극은 인명 손실이다. 31일 현재 최소한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앞으로 숫자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가 없다. 물이 빠지면서 물속에 잠겼던 집안과 자동차 안이 드러나고, 구조요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면서 사망자 숫자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수많은 가족들이 평생 쌓아온 삶의 터전을 잃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절망 속에 새 날을 맞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본보와 라디오 서울은 미 적십자사와 손잡고 수재민 구호성금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휴스턴의 많은 한인들은 수해 피해에 더해 치안 공백을 틈탄 약탈 피해까지 당하고 있다. 이민 와서 힘겹게 일군 비즈니스를 잃고 살 길이 막막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사랑과 격려이다. 한인사회가 하나가 되어 성금모금에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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