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짓 하지 맙시다”란 제목의 11월8일자 본보 사진고발 보도에 많은 독자들이 “아직도 그러느냐”며 개탄했다. LA 그리피스 팍 내 나무와 시설물에 한글로 쓰인 낙서 사진들이다. 녹색 잎이 무성한 나무의 줄기엔 ‘김 진’이라는 이름이, 푸른 색 목재 시설물엔 ‘100회 등정 기념’이라는 문구가 검은색으로 쓰여 있다.
“아직도…”라는 개탄이 무색할 정도로 유명 관광지에 남겨진 한글 낙서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 말 태국 한 국립공원에선 바다 속 산호에 ‘박영숙’이라고 쓰인 한글 낙서가 발견되어 현지 언론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었고, 금년 이탈리아의 유명 대성당에선 “엄마의 바람대로 이렇게 세상 반대편에 홀로 당당히 설 줄 아는 여성으로 성장했어” 등의 한글 낙서들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고 한국의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한국인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낙서벽이 좀 심할지는 몰라도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이 남긴 이 반갑지 않은 ‘흔적들’ 때문에 몸살을 앓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 관광지의 공통된 문제점 중 하나다. 일부에선 ‘경범죄’를 적용, 벌금을 물리기도 하지만 공중도덕 불감증이나 이기적인 무분별에 가까운 치기를 법으로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다.
캘리포니아 한 캠핑장에서 한 한인이 텐트 옆 나무에 굵은 못을 박아 랜턴을 거는 것을 본 레인저가 달려와 엄중하게 물었다고 한다. “누가 당신 몸에 못을 박는 다면 어떻겠느냐?” 누가 당신 몸에 남의 이름을 새기거나 써넣으면 어떻겠는가.
자신이 다녀 간 흔적으로 자연과 공공시설에 한글로 남긴 ‘내 이름’은 그곳 바닥에 굴러다니는 한글 선명한 과자나 라면봉지 같은 쓰레기와 다를 바 없어진다. 기념으로 삼고 싶어 나무줄기에 진하게 남긴 자신의 이름이, 딸이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염원이, 국제적 나라 망신의 ‘낙서’로 전락하는 수모를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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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좋은 기사입니다. 기자가 누구인가요?
두번째 글에 동감입니다 교육이 문제에요 국민학교 1학년때 공중도덕 에 관한 공부를 마쳐야만 되는데. 경험상으로 보면. 남에게는 페헤룰 주어서는 안된다는. 갗어운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여기는 무언가 달라?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조기 교육이다.
ugly Korean
길에서 담배 피다가 그냥 버리면서 당당하게 걸어가는 한인을 보면서 이런일들과 연결되어 생각이된다. 도무지 공중도덕이라고는 모르는 사람들이 왜이리 많은건지? 교육의 문제인지??
이런사람들은 잡아서 이마에 똑같은 글귀로 문신을 새겨주면 어떨까요?? 그러면 아마 자랑스럽게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겠죠???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