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또는 소변 검사로 자폐증(자폐스펙트럼장애)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폐증은 생후 18개월쯤 되어야 눈에 띄는 첫 증상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자폐증을 진단할 수 있는 단일 검사법은 아직 없다. 확진까지는 몇 년이 걸리는 수도 있다.
영국 워릭대학, 버밍엄대학,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연구팀은 자폐증을 혈액 또는 소변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9일 보도했다.
이 새로운 진단 기술은 자폐아의 혈액 또는 소변에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의 수치 변화를 잡아내는 것으로 진단 정확도가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연구팀을 이끈 워릭대학의 나일라 라바니 생물학 교수는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5~12세(평균연령 7.5세)의 자폐아 38명(남 29명, 여 9명)과 정상아 31명(남 23명, 여 8명)에게서 혈액과 소변 샘플을 채취, 단백질의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자폐아와 정상아를 구분할 수 있는 4가지 컴퓨터 예측 알고리즘(predictive algorism)을 추출해 냈다.
각각의 정확도를 비교 평가한 결과 한 가지가 민감도(sensitivity) 92%, 특이도(specificity) 87%로 가장 높은 것으로 판정됐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검사법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양성'으로 검출해 내는 능력,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판단하는 능력이다.
이 예측 알고리즘은 다이타이로신(dityrosine)과 최종 당화산물(AGE: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 수치가 높을 경우 자폐아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다이타이로신은 대사산물인 활성산소에 의해 단백질이 손상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분자이고 AGE는 포도당이 아미노산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당화산물이다.
이 새 진단법은 현재 60~70%에 머물고 있는 신경장애 전문가들의 자폐증 진단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라바니 교수는 전망했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자폐아의 신경세포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는 일부 자폐증의 경우 아미노산을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단백질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원인일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라비니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어린 자폐아들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영국 소아과학회의 맥스 데이비 박사는 흥미로운 연구결과이긴 하지만 이 검사를 일반인에 적용하면 허위양성(false positive)이 많이 나와 불필요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BioMed Central)이 발행하는 '분자 자폐증'(Molecular Autism)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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