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만달러 16세기 오토 반 벤 작품, 디모인즈 극장 복원 7월부터 전시
▶ 조지 롬니·잭슨 폴락 작품도 빛 봐

오토 반 벤의 ‘아폴로와 비너스’의 복원 후(왼쪽)와 복원 전의 모습. 이 그림의 가치는 최소 400만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사진 Duane Tinkey]
가끔 뉴스에 나오는 숨어있던 명화가 발굴되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2년 전 디모인즈의 호이트 셔먼 플레이스(Hoyt Sherman Place) 극장의 전무이사인 로버트 워렌은 극장 위층 창고에서 남북전쟁 깃발 상자를 찾다가 탁자와 석고 벽 사이에 끼어있던 그림을 발견했다. 표면이 긁히고 퇴색되었지만 뒤쪽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레이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이 그림이 메트에 전시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워렌이 우연히 발견한 그림은 16세기 네덜란드 거장 오토 반 벤(Otto van Veen)이 나무 패널에 그린 유화 ‘아폴로와 비너스’다. 수십년동안 창고에 처박혀 있었던 이 그림의 가치는 현재 수백만달러로 알려진다. 하지만 극장에서는 이 그림을 팔아 돈을 챙기는 대신 복원하여 영구 소장품으로 전시하기로 했다. 이 극장의 스타 컬렉션이 된 ‘아폴로와 비너스’는 다른 54개의 회화작품들과 함께 7월1일부터 극장 갤러리의 가장 좋은 장소에 진열될 예정이다.
이런 발견은 무척 드물긴 하지만 때때로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 피츠버그의 카네기 미술관은 수장고 안에서 영국 화가 조지 롬니(George Romney)가 그린 귀중한 초상화를 포함해 12점 이상의 보물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작년에는 잭슨 폴락의 희귀한 작품이 애리조나의 한 차고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복원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폴로와 비너스’는 1800년대 중반 증기선 재벌인 네이슨 바톨로뮤 콜린스가 메트 뮤지엄에 대여해주었으며. 1871년 이들 가족이 디모인즈로 이주할 때 함께 그림을 옮겨왔다. 1952년 콜린스의 상속인은 이 그림과 다른 4점의 회화를 디모인즈 여성클럽에 기증했는데 이 단체가 호이트 셔먼에 아트 갤러리를 설립한 것이다. 이 그림은 아직 공식 감정되지는 않았지만 극장 관계자들은 최소 40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처음에 ‘아폴로와 비너스’를 그린 화가는 이탈리아 우르비노 출신의 르네상스 화가이자 판화가인 페데리코 바로치로 알려졌다. 그러나 좀더 면밀한 조사 끝에 16세기 네덜란드의 화가인 오토 반 벤이 1600년경에 그린 것으로 판명됐다. 제단화 장식과 삽화 그림으로 유명한 그는 1556년에 태어나 동 시대의 많은 화가들처럼 로마에서 이탈리아 거장들의 가르침을 받은 후 1590년대에 앤트워프로 이주, 스튜디오를 세웠다.
당대의 대단한 화가이자 선생이었던 반 벤은 무엇보다 유명한 제자 때문에 유독 그 명성이 빛난다. 플랑드르 바로크 양식을 완성한 피터 폴 루벤스가 바로 그가 가르친 천재였던 것이다.
‘아폴로와 비너스’를 깨끗하게 복원한 미술품 보존전문가 배리 보먼은 “이 작품은 작가가 루벤스의 선생님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하고 “루벤스는 물론 스승과는 다른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작품에는 선생님의 영향력이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그림 속에서 아폴로는 리라를 들고 있고, 사랑의 여신 비너스는 벌거벗은 풍만한 엉덩이와 등을 보이며 풍경을 그리는 예술가로 묘사되어 있다. 여신의 다산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보이는데 과일 바구니, 장미 가지, 굴 접시 등이 그것이다.
나무 패널에 유화로 그린 이 그림은 복원되기 전 균열로 갈라져 있었고, 표면은 변색된 광택제 때문에 흐리고 탁해진 상태였다. 이를 닦아내고 복원하는데 4개월이 걸렸으며, 과거의 복원에서 입혀진 물감층을 제거한 후에야 자연적인 아름다운 모습을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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