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불 발생 4층 전소… 밑층도 큰 피해
한인노인 30여명 집 잃고 일부는 자식집 피신
김동기 총영사 방문, 피해 노인들과 상담


지난 2일 발생한 센터빌 포리스트 글렌 아파트(Forest Glen APT) 화재<본보 4일자 1면 보도>로 한인 노인 30여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 2층에 거주하는 김갑동(82) 씨는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화재는 2일 오후 1시경 아파트 4층에서 발생했는데 아파트 4층은 완전 전소됐고 밑층도 피해가 크다”면서 “이번에 화재가 난 아파트 동에는 한인 노인 3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피해실태를 전했다.
김 씨는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렸고 문틈으로 연기가 엄청 많이 들어왔다”면서 “휠체어가 아니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아내도 옆에 없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기어서 밖으로 나와 무사할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인 노인 30여명중 10여명은 자녀들이 와서 모시고 간 상태이며 나머지 20여명은 적십자사가 갈 곳이 없는 거주자들을 위해 임시 마련한 쉘터에서 머물고 있는 상태다.
화재가 난 아파트에는 와싱톤 중앙장로교회에 출석하는 한인노인들이 많았다.
이런 이유에서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는 최정호 시니어 사역원 담당목사가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쉘터가 설치된 컵런 레크리에션 센터를 찾아, 한인노인들이 불편함은 없는 지 등을 살펴보고 위로했다.
최정호 목사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통역인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을 잃다보니 한인노인들이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가고 또 보상을 받을 수 없을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이 아파트 한 동에 위치한 83가구 전체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난 아파트의 부사장인 산티아고 씨는 “이 아파트 동에는 83가구가 있었다”면서 “아파트 4층은 전소됐고 나머지 층들도 사용이 불가하게 됐기에 이 아파트 동은 허물고 새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티아고 씨는 “아파트 측에서도 보험은 들었지만 현재로선 얼마만큼 보상할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다”라면서 “임시 쉘터에 있지 않고 호텔에 간 입주자들은 영수증을 잘 보관해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주미대사관에서는 김동기 총영사, 이재곤 영사, 김봉주 책임 실무관이 나와서 한인 노인들과 상담하며 어떤 도움이 필요한 지를 확인했다.
김동기 총영사는 “한인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대사관에서는 이재곤 영사와 김봉주 실무관 등이 현장에 남아서 통역, 행정처리 등 도움을 드리고 있고 대니얼 리와 김순옥 씨 등 한인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총영사는 “현재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이곳 쉘터에 있는 분들이 새로운 아파트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부동산 중개인, 그리고 집 보험을 처리해줄 보험 에이전트, 그리고 통역 및 의료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입주자들은 아파트 거주자 보험을 구입하지 않아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은 혈압약이나 콜레스트롤 및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어서 빨리 약을 처방 받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