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감·분노 표출 “핵 다시 만들자”
▶ “경제제재 재개 땐 생활 힘들어질텐데…”

이란 시위대들이 9일 수도 테헤란의 옛 미국 대사관 앞에 모여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며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탈퇴 선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되살린다고 발표한 이튿날인 9일(현지시간) 아침 테헤란의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이내 천둥소리가 나고 소낙비가 내렸다. 비가 드문 중동에서 비는 더욱 반가운 손님이어서 알라(신)의 은총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간밤에 미국에서 들려온 소식에 이날 아침만은 비가 테헤란 시민들의 심란함을 더하는 듯했다.
출근길에 신문 가판대에서 일간지를 읽던 호세인(30) 씨는 “트럼프의 발표를 예상은 했지만 막상 접하고 보니 화가 난다”면서 “미국이 핵합의를 취소했는데 나머지 정부가 이를 계속 지킬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있던 가판대에는 30여 개의 현지 언론이 일제히 미국의 핵합의 위반을 1면으로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신문은 정부의 나약함을 비판했고, 중도·개혁파의 정부를 지지하는 신문들은 유럽과 함께 핵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미 감정과 이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뒤섞인 반응이 8일 밤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쏟아져 나왔다.
한 이란 네티즌은 “정부는 그냥 걱정하지 말라고만 한다”면서 “어차피 유럽도 이란을 배신할 텐데 우리도 핵합의에서 탈퇴해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미 감정과는 별도로 미국의 제재가 3개월 뒤 되살아나면 그렇지 않아도 사정이 좋지 않은 이란 경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테헤란 북부의 한 주유소에서 일하는 직원은 “평일 아침엔 기름을 넣으려는 차가 별로 없는데 오늘은 긴 줄이 생겼다”면서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에 차에 휘발유를 가득 넣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핵합의 위반에 대비해 지난달 10일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의 환율을 4만2,000 리알로 단일화했다.
그러나 9일 오전 암시장에서 이 환율은 7만 리알까지 올랐다.
한 슈퍼마켓 주인은 ‘환율이 너무 빨리 올라 나갔다가 다시 오면 가격이 오를 테니 지금 바로 물건을 사세요’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베흐람(51) 씨는 “다들 불안해 웃돈을 주고서라도 달러를 되는대로 확보하려고 한다”면서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제재한) 2012년과 같은 상황이 되면 이란 국민이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학생 샤러버드(21) 씨는 “앞을 볼 수 없는 밤길을 가는 것 같다”고 불안함을 내비쳤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기존 제재 이외에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며 “그것은 이르면 내주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과 대규모 제재를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모든 제재는 협상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이란 핵 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2015년 7월 협정 타결 이후 해제됐던 경제 제재의 복원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대이란 제재는 2016년 1월 핵 합의 이행 이전으로 완전히 복원된다.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설명에 따르면 대이란 제재 복원은 적용 시기에 따라 90일과 180일 두 부분으로 나뉜다.
여객기 공급 등 90일의 유예 기간이 설정된 제재는 오는 8월 6일부터 복원되고, 석유 부문을 비롯한 나머지 부문에 대한 제재는 180일 뒤인 11월 4일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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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6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중동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핵무기는 안만들지만 극단회교정부인 이란은 가만히 있지를 못하네요. 회교혁명 전의 이란사진을 보시면 미국같이 자유스업고 풍요로운 나라였는데...
핵무기협정 후 이란의 경제제재를 풀어주고 오바마가 (값아야할 돈이었지만) 5억불 현금으로 줬습니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살만하니까 시리아, 예멘, 요르단 전쟁에 참여하고 (계속)
세계정치는 힘의 원리가 적용한다. 힘센자가 약한자를 돕는다??? 당신은 약한자를 돕고 있나요? 국가는 자신의 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우선으로 해야한다. 트럼프는 자신을 뽑아준 미 국민들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정말 좋은 정책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어떠한가? 자신의 국민들의 안보와 살림살이는 내동뎅이 쳐놓고, 북한에 억류된 한국민들을 돌아보지도 않고, 이제껏 주적이던 북한을 주적이라 부르지도 못하면서..뭘 하고 있는가? 여론조작으로 들어선 정권 꼴아지는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트럼프 정말 위대한 미국 대통령이다.
바보트럼트 ? 당신 누구 정신과에가서치료하세요 모든것확실이알고말씀하세요
바보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