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키·왜소한 체격…A매치 데뷔전서 주변의 우려 씻어내

이승우, ‘다 비켜’ (대구=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8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이승우가 돌파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체격 조건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다른 선수들보다 키가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민첩성으로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죠."
28일(한국시간 기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성공적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베로나)는 '체력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취재진은 '체력'에 관해 물어봤는데, 이승우는 '체격'에 관해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이다.
질문을 착각할 정도로 '체격 문제'는 이승우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개인기를 갖고 있지만, 170㎝ 남짓한 작은 키와 왜소한 체격 탓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펼쳤던 활약상을 성인 무대에서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실제로 이승우는 성인 팀과 경기에서 체격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출전한 K리그 전북 현대와 연습 경기에선 선배들과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진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베로나로 이적할 때도 그랬다.
세리에A는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이 많고 거친 수비가 많이 나오는 무대라 왜소한 체격을 개인기로 극복하는 이승우의 축구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어쩌면 출전 기회도 몇 차례 잡지 못한 채 기량이 퇴보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이승우는 데뷔 첫 시즌에서 주로 벤치만 지켰다.
이승우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먼 곳을 바라봤다. 자신의 약점에 얽매이지 않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힘썼다.
그는 "베로나에서 스피드 등 내가 가진 장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몸을 키우는 데도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은 이승우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온두라스와 A매치 데뷔전에서 자신의 약점을 완벽하게 극복했다.
경기 초반부터 부지런히 상대 진영을 뛰어다니며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체격 조건이 좋은 상대 수비수 사이에 침투해 공간을 만들었고,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안기기도 했다.
이승우가 부지런히 움직이자 손흥민(토트넘)에게 쏠렸던 온두라스 수비라인은 분산되기 시작했다.
이승우는 덩치 큰 상대 수비수들의 거친 플레이에도 기죽지 않았다.
전반 35분엔 상대 선수에게 밀려 넘어지자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활짝 웃으며 콤플렉스였던 체격 문제를 스스로 입 밖에 냈다.
자신의 플레이가 성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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