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의 수문장 조현우(대구)의 선방 쇼가 아쉬운 PK 실점으로 빛이 바랬다.

그러나 조현우는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신태용 호의 No. 1 골키퍼로의 입지를 굳혔다.

조현우는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표팀 1순위 골키퍼로 여겨졌던 김승규(빗셀 고베)를 대신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직전 네 차례의 국내외 평가전 가운데 두 차례 선발로 뛰긴 했으나 월드컵 첫 무대에서도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은 것은 의외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양 팀의 선발 명단을 전하며 조현우를 깜짝 선발로 표현했다.

예상치 못한 선발 기용의 이유가 무엇인지 조현우는 몸소 보여줬다.

이날 경기 초반 잠시 쥐고 있던 주도권을 곧바로 스웨덴에 내준 대표팀은 전반 20분 스웨덴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에 위협적인 슈팅을 맞았다.

그러나 조현우는 베리가 골대 정면 앞에서 날린 슈팅을 다리고 막아낸 후 떠오른 공을 다시 한 번 손으로 쳐내며 안전하게 처리했다.

양 팀 통틀어 첫 슈팅이자 가장 큰 위기였던 베리의 위협적인 슈팅은 조현우 덕에 선제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조현우는 몇 차례의 위기를 빠른 판단력과 안전한 볼 처리로 막아내며 스웨덴의 파상공세에도 무실점을 지켰다.

비록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의 침착하고 예리한 페널티킥을 막아내지 못했지만 조현우는 한국의 패배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활약을 한 선수였다.

조현우는 오직 자신의 실력만으로 이 자리까지 섰다.

K리그 하위권 팀 소속인 그는 7개월 전까지만 해도 A매치를 단 한 차례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였다.

그러나 독보적인 활약 속에 대구 팬들에게는 스페인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와 비교되는 '대헤아'로 자신을 알렸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대표팀에 승선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의 부상 속에 지난해 11월 세르비아 평가전에서 첫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현우는 귀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은 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첫 월드컵 무대까지 서게 됐다.

비록 첫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는 데는 실패했으나 신태용 호의 또다른 무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