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선수 전원, 벤치멤버 라미 수염 만지고 경기 임해
▶ 1998년 우승 땐 블랑의 ‘이마 키스’로 우승까지 내달려
프랑스 대표팀 수비수 아딜 라미(33·마르세유)는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출전 시간은 0분. 그러나 팀 동료들은 그를 결승 진출의 숨은 주역으로 꼽는다. 결승 진출을 넘어 정상까지 안내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모로코계인 라미의 트레이드 마크는 코 밑과 턱, 볼을 뒤덮은 검고 수북한 수염.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 선수들은 양 끝을 올린 라미의 근사한 콧수염을 차례로 한 번씩 만진 뒤 그라운드를 밟는다. 프랑스가 거의 연전연승을 거두면서 대표팀의 ‘수염 터치’는 반드시 지켜야 할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벨기에와의 4강전에서도 수염 의식은 빠지지 않았고 16일(한국시간) 있을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에서는 아마 더 뜨겁고 비장한 각오의 손길들이 라미의 수염을 훑고 지나갈 것이다.
사실 라미의 수염을 가장 자유롭게 만지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는 18세 연상의 파멜라 앤더슨(51)과 교제 중이다. 1989년 시작됐던 미국 드라마 ‘SOS 해상구조대’를 통해 섹시스타로 이름을 날린 배우다. 앤더슨은 남자친구를 응원하러 러시아를 찾아 4강전이 끝난 지난 1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로이터통신은 라미가 출전시간은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지만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미는 “6,600만 국민 중에서 23명의 대표로 뽑힌 것 아닌가.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실망스럽지 않다”며 “내 역할은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1998년 자국 월드컵 때 ‘이마 키스’ 의식으로 정상까지 내달렸다. 수비수 로랑 블랑이 경기 전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의 반질반질한 이마에 ‘행운의 입맞춤’을 한 것이었다. 또 2006독일월드컵(준우승) 때는 선수들이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는 구호를 반드시 외쳤다. 역대 세 번째 월드컵 결승 진출인 이번에는 라미의 수염이 프랑스의 수호신 구실을 하고 있다.
한편 크로아티아 축구의 성공 비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런던 인구의 절반 수준인 410만 인구의 ‘소국’임에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배출되는 데 대해 궁금증이 많다. 이에 크로아티아 수비수 데얀 로브렌(리버풀)은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반진반으로 “각기 다른 나라 출신의 좋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승 상대인 프랑스의 인구는 크로아티아 인구의 16배에 이른다. 로브렌은 유고슬라비아연방 시절부터 숱한 내전을 겪어온 굴곡진 역사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미 더 크고 많은 일들을 이겨내왔다”는 말로 우승 각오를 대신했다./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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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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