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요청·생사확인·구호물품 지원안내 ‘초스피드’
▶ 사망 최소 222명으로 늘어…4천700명 여전히 대피소 생활

폭우로 잠긴 일본 오카야마현 마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4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일본 서남부 지역 폭우피해 현장에서 고립된 주민들의 구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위력이 새삼 드러났다.
그러나 간혹 소문 등 미확인된 정보가 급속하게 확산해 피해자 구조나 지원 활동에 오히려 방해되는 경우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각)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廣島)시 구레(吳)시에 사는 여성(30·회사원)은 지난 6일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산사태를 만나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
이때가 오전 8시께였다. 토사에 갇혀 버린 그는 현장 사진과 '#도와달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글과 사진을 본 그의 동창생들이 경찰과 소방 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
동창들은 인스타그램 답글을 통해 구조 요청 사실을 그에게 전했다.
두 시간 뒤 구조대가 산사태 현장을 찾았고, 그는 무사히 구조됐다.
이 여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조 요청 신고가 된 것을 알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폭우로 전화가 끊겼을 때 지인의 안부를 확인하는데도 SNS는 위력을 발휘했다.
도쿄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지난 7일 아침 폭우로 침수된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마비초(眞備町)에 사는 80대 친정 어머니에게 전화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 여성은 트위터에 어머니의 이름 등 인적사항과 함께 안부확인이 되면 연락을 달라고 올렸다. 약 3시간 뒤 마비초 주민으로부터 "(어머니는) 구조됐다"는 답글이 올라왔다.
이 여성은 "시청에 확인하니 '알 수 없다'고 하더라. SNS가 빨랐다"고 말했다.
구라시키(倉敷)시의 한 산부인과는 지난 9일 홈페이지에 기저귀와 분유 등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올렸다. 이 글은 SNS를 통해 퍼졌고, 삽시간에 신생아 부모 20여명이 병원을 찾았다.
산부인과 원장은 "순식간에 정보가 퍼지며,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하지 못한 SNS 글이 구조현장을 혼란케 한 경우도 있었다.
팔로워가 60만명인 한 개그맨은 구라시키(倉敷)시의 한 편의점에서 지원물품을 접수한다는 SNS 글을 리트윗했다.
이후 이 편의점 주차장에는 지원물품이 그야말로 산처럼 쌓였고, 지원물품이 계속 몰려들며 일대는 큰 혼란에 빠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 개그맨은 "(현장 상황 등을) 확인하지 않고 리트윗을 해서 죄송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다시 힘을 내요’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유언비어가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기 쉽다는 것은 과거 사례로도 알 수 있다.
2016년 4월 구마모토(熊本)강진 당시 "동물원에서 사자가 뛰쳐나왔다"는 유언비어가 SNS를 통해 퍼져 지진 피해자들을 더 힘들게 했다.
이번 서(西)일본 폭우의 경우에도 "구조대 복장을 한 도둑들이 도처에 있다"는 등 피해자들을 더욱 불안케 하는 허위 정보가 트위터를 통해 떠돌기도 했다.
이에 히로시마(廣島)현 경찰은 지난 9일 "그런 내용은 파악된 바가 없다"면서 "허위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냉정하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경찰청은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 오전 기준으로 1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걸쳐 22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교도통신이 자체 집계한 실종자 20명을 합치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적어도 242명에 달한다.
지난 16일 오후 8시 기준(현지시각)으로 대피소 생활을 하는 사람은 16개 광역단체에서 4천700명이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일본 서부지역에 내린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마비초(眞備町)의 지정 장소에 가전제품 등 ‘재해 쓰레기’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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