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졸중 두번 이겨낸 유명한 음악인이자 방송인
▶ 부인·아들도 스튜디오 동행 ‘가족이 만드는 프로’

‘뮤직월드’ 진행자 이요섭씨와 부인 김하나씨. 힘든 투병 생활중인 부인은 늘 일요일 오후 남편의 생방송을 직접 지켜보며 혹 실수하지는 않나, 모니터링한다.
일요일 오후 4-6시에 진행되는 이요섭의 ‘뮤직월드’ 가 9월16일로 1천회를 맞는다. 주말에 한 번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1천회를 맞는데 걸린 시간은21년. 라디오서울의 최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진행자 이요섭씨는 서울 YMCA 싱얼롱 프로그램과 KBS ‘삼천만의 합창’, MBC ‘노래는 즐거워’ 등으로 올드 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음악인이자 방송인이다 .
지난 96년 미국에 온 그는, 그해 라디오서울 ‘ 홈 스위트 홈’에 고정 출연한 것이 인연이 돼 이듬해 그 자신의 프로인 ‘뮤직월드’를 맡았다. 학생도 가르치고, 지휘도 하던 때여서 시간은 일요일 오후밖에 나지 않았다. 그게 지난 97년의 일.
“처음에는 잘난 척 하고 클래식만 틀었다”고 한다. 지금은 기악과 오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민요, 우리 가곡, 동요, 영화음악과 때로 가요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녹록치 않은 이민생활에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한인 합창단에서 공연했다며 보내 온 음악은 방송에 빠뜨린 적이 없다.
그는 매번 빽빽하게 생방송 큐시트를 짜고, 준비한 만큼 다 내보내지는 못하지만 멘트를 적고, 집에 있는 수 천장의 CD에서 방송에 나갈 곡을 USB에 담아 온다.
퀄리티 컨트롤은 부인 김하나씨의 몫. 혹 방송의 품격에 벗어나는 막말이나 실수는 없었나, 꼼꼼하게 모니터링 한다. 그 뿐 아니다. 방송이 있는 날에는 부인과 아들까지 3사람이 함께 스튜디오에 나온다. ‘뮤직월드’는 한 가족이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연이 있다.
4년 전 이요섭씨는 쓰러진 적이 있다. 3차 ‘뮤직월드’ 투어 팀을 이끌고 유럽 음악여행을 하던 마지막 날이었다.
그날 이후 운전은 부인이 맡았다. 그러다 부인 김하나씨마저 2년 전 힘든 투병생활을 시작하면서, 방송이 있는 날은 집이 있는 LA동부에서 방송국까지 운전은 아들이 맡아 하고 있다.
뇌졸중 2번에, 방송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된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인 김하나씨는 지금 힘든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얼굴은 맑고, 편안해 보인다. 다 내려놨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들 부부는 매일매일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산다고 했다. 이요섭씨는 “음악이 살려줬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방송에는 늘 최선이 담긴다.
음악과 방송에 얽힌 그의 이야기는 책 한권으로 엮어도 될 만큼 방대하다. 하지만 의외로 작곡가 이요섭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예컨대 복음성가 ‘금과은 나 없어도/ 내게 있는 것 모두 주니...’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 저 거룩한 곳 아버지 집...’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주의 은혜 나누며...’ 등은 모두 이요섭 작사, 작곡이다.
동요 ‘악어 떼’ ‘산중호걸’도 그의 작품이고, 유신헌법 선포 직후 ‘해도 잠든 밤 하늘에 작은 별들이/소근대는 너와 나를 흉보는가 봐 ...’ 라는 가사가 불온하다고 해서 정보부에까지 끌려갔다는 가요 ‘나는 못난이’도 그가 글을 쓰고, 곡을 부쳤다.
그는 1천회를 맞으며 많은 애청자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특히 연말이나 킬리만자로, 마추피추 등반 등 여행지에서 잊지않고 엽서로 인사를 전해주는 다니엘 방이라는 애청자는 꼭 한 번 만나 식사대접을 하고 싶은데, 누군지를 모른다고 한다.
이요섭의 ‘뮤직월드’는 언제부터인가 찬송가를 마지막 곡으로 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요섭 가족’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요즘 이요섭씨가 늘 그린다는 드로잉 작품.
<
라디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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