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사회 쇄신안·사퇴 요구 정면거부, 새언약학교와 연 22만달러에 서둘러 체결
▶ “학교가 이사들 사유재산이냐” 비판 높아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윌셔초등학교 건물 장기임대계약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사회측 스티브 김 고문변호사, 제인 김 이사, 김진희 임시 이사장, 정희님 사무국장, 조희영 이사. [박상혁 기자]
윌셔사립초등학교 폐교 등 남가주 한국학원 부실 운영에 책임이 있는 현 이사진이 한인사회 쇄신안과 사퇴 요구를 거부한 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을 최대 20년까지 장기임대하는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장기임대 계약이 연간 21만여 달러의 임대료를 받는 조건으로, 이는 기존의 한국 정부 지원금에 훨씬 못 미치는 규모여서 한인사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무리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남가주 한국학원의 김진희 임시 이사장, 제인 김·조희영 이사, 정희님 사무국장은 스티븐 김 고문변호사와 함께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립학교인 새언약학교(New Covenant Academy)와 체결한 윌셔사립초등학교 건물 장기임대 계약 조건을 일부 공개했다.
이들은 이 사립학교에 연간 21만7,000달러의 임대료를 받고 윌셔사립초등학교를 10년간 장기 임대하는 조건이라고 계약 내용을 밝혔다. 또 양측의 합의에 따라 10년 계약기간이 지나면 5년씩 2차례 연장이 가능한 옵션을 포함시켜 최장 20년간 이 학교 건물을 임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는 2년마다 약 3%씩 인상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사회측은 “계약상 임대료가 저렴하다고 지적할 수 있으나 노후한 윌셔사립초등학교 건물 보수를 위해 새언약학교가 50만 달러를 별도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사들이 이날 밝힌 장기임대 계약 조건이 한국 정부의 지원금에 크게 미치지 못해 한글학교 운영난을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한국 정부로부터 매년 30만 달러 정도의 지원금을 받아 산하 11개 한글학교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장기임대 수익을 위해 한국정부 지원금을 포기한 셈이어서 20년 임대 계약이 지속된다고 전제하면 약 1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새언약학교와 5개월간 단기 한시적 리스 추진 사실이 드러났을 당시 “장기임대는 결코 없다”던 이사들의 약속은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시민모임 한 관계자는 “이사회측의 장기임대 계약이 시세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회측이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계약을 서둘러 체결한 배경이 미심쩍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현 이사진 퇴진과 임대계획 철회를 일축한 한국학원 이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윌셔사립초등학교 건물을 범 커뮤니티 차원의 뿌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한인사회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해 ‘무효’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한인사회 인사는 “한국학원 이사들의 이번 결정은 한인 커뮤니티의 성금과 한국 정부의 지원금으로 마련된 학교 시설을 마치 이사들의 개인 재산인 것처럼 사유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학원에서 나오는 어떠한 이권을 놓지 않으려는 술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LA 총영사관 측은 당초 11일 가질 예정이었던 비상대책 모임’을 오는 18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
한형석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