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신인 나이트, 극적인 ‘9회말 역전홈런’ 반전 스토리 쓰다
▶ 고전하던 루키시즌 마지막 대회서 전, 후반 각 33타 치며 우승

샤이엔 나이트가 극적인 커리어 반전을 이뤄낸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지난 6일 텍사스 더 콜로니의 올드아메리칸GC(파71·6,475야드)에서 막을 내린 발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LPGA투어 루키 샤이엔 나이트(22·미국)의 스토리가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텍사스주 출신인 나이트는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올해 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이 대회 개막 전까지 힘겨운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출전한 18개 대회 중 절반인 9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6월말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29위가 최고성적이었다. 시즌 상금은 7만1,346달러로 상금랭킹은 120위였다.
그녀에게 이번 VOA 클래식은 시즌 마지막 기회였다. LPGA투어 시즌은 오는 17일부터 중국·한국·대만·일본에서 치러지는 ‘아시아 스윙’ 4개 대회와 미국에서 열리는 최종전 CME글로벌 투어 챔피언십 등 5개 대회가 더 남아있지만 이들 대회들은 상위 랭커들만 출전이 가능해 나이트로선 이 대회가 시즌 최종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대회에서 상금랭킹을 100위내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 시즌 투어카드를 잃고 다시 퀄리파잉스쿨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유일하게 자신의 고향 텍사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극적인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치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날 5언더파 66타를 치며 2타차 우승을 차지한 그녀는 다음 2년간 투어카드를 확보한 것은 물론 아시아스윙 4개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고 CME 글로브 레이스 랭킹에서도 49위로 수직 점프해 CME 투어 챔피언십 출전도 사실상 확정됐다. 우승상금 19만5,000달러는 그녀가 그동안 받은 상금 총액 7만1,346달러의 3배에 가까웠다.
나이트는 마지막 홀에서 2피트 퍼트를 성공시킨 뒤 곧바로 하늘을 가리켰다. 11년 전인 2008년 세상을 떠난 큰오빠 브랜던을 기리는 제스처였다. 나이트보다 8살 위였던 브랜던은 음주운전 차량이 반대쪽 차선으로 진입해 발생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나이트의 소셜미디어 아이디에 붙은 ‘33’은 오빠가 풋볼 선수로 뛰었을 때 달았던 등번호다. 나이트는 ‘33’을 자신의 럭키넘버로 삼고 모든 샷 때마다 오빠를 기억할 수 있도록 자신의 야디지북에도 ‘33’을 적어 놨다.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나이트는 전반에 33타, 후반에 33타를 치며 2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트는 경기 후 “내게는 나를 이끄는 또 한 명의 캐디(오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던이 하늘나라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으며 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안다. 이번 승리는 브랜던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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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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