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예전에는 손님 전화번호는 잘 외웠는데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이제 그마저도 신통치가 않다. 아니 아예 외울 생각을 안 한다. 그냥 전화기에 입력해 놓고 이름으로 찾아서 전화를 걸게 됐다.
부동산업을 하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많다. 그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고 그 분들의 특징과 가족사항,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다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노트에 정리하고 매일 반복해서 연습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생각나는 손님들이 있고 또 나를 기억해 주시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안 좋았던 기억보다는 좋았던 기억이 더 오래가는 것 같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만났던 손님이라든지 내가 임신을 해서 몸이 힘들 때 나를 위해서 음식을 챙겨주던 손님, 좋은 집 사게 해줘서 고맙다고 회사 식구 전체가 잔치를 벌일 수 있을 정도로 김밥을 손수 말아서 가져다주신 손님, 타이어 펑크가 나서 난감한 상황에 지나다가 보셔서 타이어를 직접 교체해 주신 손님, 식당에서 오랜만에 반갑다고 음식 값을 대신 내 주신 손님, 명절이나 크리스마스에 카드나 문자 주시는 손님 등 그 외에도 나를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손님이 참 많다. 이렇게 나를 반겨주고 만나면 반갑고 시간이 지나도 기억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신데 정작 나는 그 분들을 오래 기억하고 직접 챙겨드리지 못함에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든다.
12월은 감사의 달이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올 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그 감사를 표현하는 달이다. 매년 12월이 되면 이런 생각을 한다. 참 감사할게 많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 주위에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신 것, 살면서 부딪히기도 하고 대립될 때도 있지만 어찌됐든 간에 아직 이렇게 건재하게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버틸 수 있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12월이 이제 한해가 다 끝났기 때문에 감사할 것만 찾아다니고 사람들 만나서 옛날 얘기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12월은 2020년을 복되게 만들고 감사할 것이 더욱 더 넘쳐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12월이 되었다고, 연말이 되었다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 여유를 부리면 안된다. 12월은 2020년의 밑거름이다. 앞으로 남은 27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020년의 운명이 결정이 된다.
특히 부동산 마켓은 이런 경향이 더욱 더 뚜렷하다. 겨울 마켓이라고 그냥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겨울마켓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더군다나 예전처럼 날씨가 많이 춥거나 눈이 많이 내리지도 않기 때문에 겨울 마켓이라기보다는 가을 마켓이나 초봄 마켓이 더 맞는 표현이다.
내년 마켓을 겨냥한다면, 봄 마켓을 겨냥 한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내년이 되고 봄이 되어서 그때 움직이려면 이미 늦게 된다.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를 해야지만 내년 마켓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된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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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리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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