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부티지지, 이름도 좀 생소하며 발음은 그에 걸맞게 쉽지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디애나주 소도시인 사우스 밴드(South Bend)시장에 불과한 약관 38세의 정치 신인,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인물이 놀라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 햄프셔주 예비선거와 함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민주당 아이오와 예비선거에서 근소한 차이이긴 하나 노장들을 제치고 단연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에 대해 좀 검색을 해보니 그리 놀라울 일이 아닌 것 같다. 하버드와 영국 옥스포드의 로스 장학생으로 정치와 철학을 공부했다.
좀 더 알아보자. 2월 6일 CNN 주최 타운 홀 미팅에서 보니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성숙해보이고 사실들을 정확히 꿰뚫어보며 현명한 답변에 목소리마저 호감이 가는, 대통령 재목으로 그 어느 누구에도 지지 않을 훌륭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는 백인 중노년층에서 그가 아들이나 손자였으면 하는 은연 중 바람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젊으면 사상이 급진적인 경우가 많은데 그의 노선은 온화한 중도라서 특히 급진좌파 경향의 두 선두주자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을 두려워하는 골수 공화당원마저에게도 그리 심한 거부감을 유발하지 않는 큰 정치적 자산의 보유자다. 이번 11월 치러질 대선에서 단연 돋보인다. 그러니 롬니를 비롯한 공화당내 온건주의 사람들은 물론 현 대통령을 싫어하는 모든 계통의 지지를 비교적 무난하게 표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그와 비슷한 후보론 아프리카 계통 미국인들에겐 좀 친숙한 조 바이든이 있으나 그는 연로하고 카리스마가 부족한 단점이 있다. 더욱이 비록 상원에서 부결은 되었으나 트럼프 탄핵재판 때 시끌시끌했던 우크라이나 문제로 아들 헌터와 함께 이름이 오르내려 사실여부를 떠나 그는 공화당의 공격대상으로 좋은 먹이감인 것 같다. 아마도 공화당 내에선 그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면 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또한 민주당 젊은 층에선 선호도 하위그룹 후보군 중 한명에 불과한 게 약점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당에서 새로운 얼굴, 정치신인들을 대통령후보로 내세웠을 때 백악관을 장악했었던 사실이 있다.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가 그랬다. 반면 관록을 자랑하던 존 케리, 앨 고어, 힐러리 클린턴이 패했던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피트 부티지지에게도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경력이 일천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라는 것, 부통령 후보선정의 어려움(이상적으론 좀 노련하며 여성, 가능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좋을 것 같은데 현재로선 마땅한 사람이 글쎄다) 등이 그의 백악관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을는지 심히 우려되는 바다. 젊은층, 중노장층의 지지율, 온건한 공화당원들의 협력에 민주당원들이 일치단결하여 이 정치신인을 밀어준다면 또 한번 미국에 참신한 새로운 시대가 전개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문성길 의사 /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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