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엘리엇은 시 ‘황무지’에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묘사했다. 왜 하필이면 4월일까? 목련화 라일락 등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지는 소생의 복된 계절의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몇 달째 코로나 바이러스로 수 천 명이 죽어가며 수십 만 명이 죽음의 공포에 떨며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엘리엇은 오늘의 이 재앙을 예견하고 한 말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국도 그리고 워싱턴도 안전하지 못하다. 즐겁고 기쁜 봄이 와야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먼저 봄을 앞질러 온 게다.
아름다운 꽃을 찾아 다녀야 할 상춘객은 한 사람도 없다. 거리에는 활보하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어쩌다가 만나는 사람은 보기 흉하게 모자를 깊이 뒤집어쓰고 마스크로 거의 얼굴을 가리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서로 악수하던 인사도 주먹으로 하다가 그마저도 팔꿈치로 하며 심하게는 눈짓 인사로 서로 피해 스쳐갈 정도로 인간미마저 멀어져 가는 것 같다.
이곳은 지금 정부와 모든 공공기관들이 문을 닫았다. 식당들도 일반영업을 하지 않으며 교회들도 화상 예배를 드리며 일반인들의 일상생활도 모이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커피 한 잔 합시다, 식사함께 합시다 라는 말조차도 잊어버릴 것 같다.
더 답답하고 안타까운 것은 이 악성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뾰족한 약물과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 공포감을 갖게 한다. 이렇게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이 무력해질 수 있을까? 이것으로 인해서 경제가 동반하락 하며 사재기 인심은 더 각박해지고, 일생생활의 모든 면이 도미노 현상으로 무너져 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속수무책으로 이대로 주저 않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무형의 죽음의 괴질에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믿음을 갖고 지혜를 모아 이 사경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하나님의 은총이 이 땅위에 평화의 사신을 보내 능히 이겨낼 힘을 주실 것이다. 곧 가정의 달 5월이 온다. 우리는 이 축복의 달 5월을 소망과 기쁨 가운데 맞을 수 있도록 믿음으로 사랑으로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자.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는 엘리엇의 말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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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김 / 일맥서숙문우회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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