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로라도주서 ‘이스트 트러블섬 화재’에 참변…유족 “성실·단호함의 유산 남겨”
대형 산불 속에도 사랑하는 집에 남겠다며 대피를 거부한 미국의 노부부가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미국 콜로라도주 그랜드카운티의 브렛 슈로틀린 보안관은 23일 그랜드레이크 마을 외곽의 주택에서 노부부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희생자는 라일 힐더먼(86)과 그 아내인 메릴린(84)으로 이들은 대피 명령이 내려졌지만 가족들과 여러 해를 같이 산 집을 떠나기 싫다며 남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유족에 따르면 몇몇 친구들이 이들 부부에게 대피하도록 돕겠다고 제안했지만 부부는 이를 거절했다.
유족 측은 성명에서 "그들의 유일한 소망은 그들이 사랑한 집에 함께 있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젊어서 결혼한 이 부부는 1952년부터 이 지역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고 몇 년 뒤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인근에 집을 장만했다.
유족 측은 "그 집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금세 친구가 된 낯선 이들의 마음을 끌 '지상 천국'(heaven on earth)을 만들겠다는 평생의 미션이 됐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21일 저녁 아들 글렌에게 전화해 "그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들판과 헛간, 이웃집까지 불이 닥쳤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부는 침착하고 단호했으며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유족은 이들 부부가 "그랜드카운티 주민 모두에게 필요할 근면성실함과 극복하려는 단호함의 유산을 남겼다"고 밝혔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 "매우 슬프다"며 "내 마음은 라일·메릴린 힐더먼의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위로의 글을 남겼다.
이 부부의 집을 전소시킨 산불은 '이스트 트러블섬 화재'로, 지난 14일 시작해 이날 오전까지 서울 전체 면적(약 605㎢)보다 더 넓은 18만8천여에이커(약 762㎢)를 불태웠다. 그러나 진화율은 4%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스트 트러블섬 화재는 콜로라도주를 집어삼키고 있는 몇 개의 대형 산불 중 하나다. 이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로 확대된 '캐머런 피크 산불'은 20만7천여에이커(약 840㎢)를 불태운 뒤 60% 진화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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