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25) 제주도 감귤

제주도에서는 언덕을 ‘오름’이라고 부른다. ‘궷물오름’ 앞으로 온실 재배하는 귤들이 자라는 비닐하우스들이 펼쳐져 있다.

제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귤나무 뒤로 제주섬의 기후를 관리하는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태평양 바다와 앤젤레스 내셔널 포레스트 산맥 사이에서 지중해성 온화한 기후의 생태계를 가진 LA처럼, 제주도 서귀포시를 비롯해 남쪽바다와 병풍처럼 에워싼 한라산이 있는 제주도는 남가주 기후와 비슷한 점이 많다.

미국 주택 건축에서 외벽 습기 차단용으로 쓰이는 타이벡(Tyvek) 방수천을 제주 감귤 농장에서는 감귤나무 뿌리 수분 차단용으로 사용해서 수확을 앞둔 감귤에 단맛을 높이는데 사용하고 있다.

강계남(1574~1632) 할아버지가 제주 애월읍 상가리에 있는 집을 지을 때 기념으로 심었던 진귤나무 3그루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종갓집 담 안에 그대로 우뚝 서 있다. 이 종갓집은 제주 4.3 학살사건 때 주변의 많은 집들이 불타고 주민들이 이주를 나갔지만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강계남 할아버지의 차남인 1630년 생 강두환의 13대 종손 강성요(77)씨와 종갓집 맏며느리인 동갑내기 부인 박영옥씨 부부가 400여년이 넘은 조상의 집에서 살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귤나무에 열린 진귤.

한라산 정상 모습을 연상케 한다 하여 ‘한라봉’이라고 불리는 제주 감귤은 씨가 없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맛이 난다.

온실(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한라봉을 한 해녀가 수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해녀들이 물질을 나가도 물건(해물) 채취가 예전처럼 많지 않아서 해녀들도 농장에서 일을 한다. 한라봉은 냉장보관하면 여름까지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나무에서 한라봉 꼭지를 기술적으로 잘라야만 한다.

프랑스 출신 Esmile J. Touguet(엄탁가 신부)가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성당에 근무하면서 제주산 식물을 연구하였는데, 한라산에서 발견한 벚나무의 원종을 일본으로 보내면서 일본에서 씨가 (거의) 없는 온주밀감 묘목을 1911년에 최초 도입해 온주밀감이 우리나라에서 정착됐다. 한국순교복자수도회 면형의 집에 있던 온주밀감나무 1호는 2019년 4월에 뿌리가 썩어서 더 이상 서있지 못하지만, 60여년 이상 1호 나무와 같이 자라온 밀감나무에 씨 없는 맛있는 귤이 열려 있다.

최근 한파에 내린 눈을 맞은 제주섬의 감귤.

제주도민들이 독점적으로 먹는 귤 중에는 노지 감귤이 있다. 햇볕을 쪼이면서 야외에서 자란 귤로, 크기가 작아서 섬 밖으로 반출은 되지 않지만 맛있는 귤이다.

제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귤은 자몽(grapefruit) 크기의 레몬맛 나는 하귤이다.

제주 약천사의 자몽 크기만 한 레몬맛 나는 하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볼 수 있는 제주밀감 판매대에서 ‘신혼부부 특별할인’이라는 문구가 방문객들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제주섬은 우리 역사에서 탐라국(耽羅國)이었다. 삼한시대에 이어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가까운 일본 열도와 한 팀으로, 663년 8월 백강(현재의 금강 하구) 전투(白江戰鬪)에서 탐라국 군사들이 백제 연합군으로 당·신라의 연합군과 싸웠다.
제주라고 불리기 전의 탐라국 역사를 보면, 백제시대 서기 476년에 지방에서 나는 특산물을 조정에 바치던 예물인 방물(方物)을 탐라에서 헌상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 때부터는 육지의 행정구역으로 포함돼 삼별초가 진도에서 새로운 고려왕을 세우며 몽고에 항쟁하다가 몽고군에게 패퇴한 후 제주(탐라국)에 자리를 잡았고, 삼별초를 쫒아온 몽고군의 지배하에 말을 키우게 된,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토이다.
우리 영토에서 가장 따뜻한 기후를 자랑하는 제주섬에서는 역사적으로 감귤(柑橘), 밀감(蜜柑), 감자(柑子), 온주밀감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려온 감귤류 과일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본 전설에 의하면 삼한시대(三韓時代, 기원전 300년~기원후 300년 경)에 귤을 일본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귤나무로는 강계남(1574~1632) 할아버지가 제주 애월읍 상가리에 있는 집을 지을 때 기념 식수한 진귤나무 세 그루가 있다.
강계남 할아버지의 차남 강두환(1630년 생)의 13대 종손인 강성요(77)씨와 동갑내기 부인 인 종갓집 맏며느리 박영옥씨 부부가 400년이 넘은 조상의 집에서 지금 살고 있다. 한동네 출신으로 1963년부터 서울 유학 도중 연애결혼을 한 커플은 40여 년간 서울 생활을 하다가 부모님의 대를 이어 400년이 넘은 종갓집에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부모님 전언에 의하면 1970년대에는 동네 청년들이 밤에 진귤나무에 올라가 진귤을 서리해가는 일도 있었다 한다. 400년 된 진귤나무 세 그루 옆에는 씨가 떨어져서 난 100년생, 그리고 60년생 진귤나무가 또 있다.
조선시대에는 육지의 조정에 구체적인 물량으로 특산물을 바치던 제주도에서 20세기 초부터 재배해 온 일본산 온주밀감이 우리에게 익숙한 씨없는 제주특산물인 감귤이다.
서귀포시에 있는 한국순교복자수도회 면형의 집은 예전부터 감귤 밭으로 둘러싸여있다. 프랑스 신부 Esmile J. Touguet(엄탁가 신부)가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성당에 근무하면서 제주산 식물을 연구하였는데, 한라산에서 발견한 벚나무의 원종을 일본으로 보내면서 일본에서 씨가 (거의) 없는 온주밀감 묘목을 1911년에 최초 도입해 온주밀감이 우리나라에서 정착했다.
한국순교복자수도회 면형의 집에 있던 온주밀감 나무 1호는 2019년 4월에 뿌리가 썩어서 더 이상 서있지 못하지만, 60여년 이상 1호 나무와 같이 해온 밀감나무에서는 맛있는 씨가 (거의) 없는 귤이 열려 있다. 온주귤은 영어권에서 Satsuma Mandarin이나 Mandarin Orange라고 알려져 있다.
제주 전역에 흔히 볼수 있는 귤은, 자몽(grapefruit) 크기의 레몬맛 나는 하귤이다. 크고 먹음직스럽지만, 여름까지 기다려야 제 맛이 난다는 하귤은 현지 기후에 잘 적응해서 제주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제주도민들이 독점적으로 먹는 귤 중에는 노지 감귤이 있다. 햇볕을 쪼이면서 야외에서 자란, 크기는 작고 맛있는 귤인데 섬 밖으로 반출이 안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오렌지도 원래 일본에서 품종을 한 귤이다.
근래에 한국에서 인기 있는 귤 중에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맛이 나는 한라봉이 있다. 한라봉은 꽃이 피면서 수확할 때까지 300일이 걸리는 만감류(완전히 익도록 오래 두었다가 늦게 수확하는 귤)인데, 냉장 보관하면 1월에 수확해서 여름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1986년에 남편 건강 때문에 제주도에 와서 10여 년 전부터 남편 없이 혼자 한라봉 10년생 원목 350그루를 1,000평 남짓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이인자씨는 지난해 비가 많이 와서 햇볕을 많이 못 보아 예년과 같이 2만5,000kg 정도를 수확하는 것을 기대 못했는데, 지난 사흘 동안 인부 8명과 아들, 딸, 사위, 손자, 손녀 9명이 도와서 총 2만1,000kg을 수확했다고 한다.
“중간에 물을 주면 당이 떨어지니까, 수확전 11월 초부터 물을 안 주었다”며 수확 후에는 거름 600포와 칼슘영양제를 배포해서 한라봉 나무를 보살필 계획이라고 한다.
손녀딸 대학 입학금, 그리고 대학에 다니는 손자들 용돈을 주면서 “열심히 해서 보람 있게 쓰는 것이 멋지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인자씨는 한라봉을 수확할 때만은 ‘한라봉 수확의 일인자’가 된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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