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들의 자녀 한국어교육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 재외동포재단이 지난 주 발표한 ‘재외동포 한민족 정체성 함양지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북미와 남미, 아시아, 중동, 중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절대다수인 94% 이상이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갖고 있다. 아울러 한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 역시 90%를 넘어섰는데, 이는 동포재단이 조사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최고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의 국력 신장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미국인들이 코리아라는 국명도 잘 모르던 1970~80년대에 조국을 떠나온 초기이민자들은 뿌리교육보다는 자녀가 주류사회에 빨리 동화되어 성공하도록 영어와 서구식 문화교육에 더 많이 신경 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88 서울올림픽 이후 경제력 성장과 K-팝, 한류 등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자 동포들의 조국에 대한 자긍심 역시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기류를 충분히 살리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자녀에게 한국어와 역사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재외동포 가정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그 수요를 감당할 물적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자산이 뻗어나갈 역량과 발판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의 ‘2020년 재외한글학교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161개 공관 중 한글학교와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다. 그 중에서도 LA와 오렌지카운티를 포함한 LA 총영사관 관할지역이 가장 많고 이어 뉴욕,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지에서 총 3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글을 공부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 수에 비해 한국어 교사가 태부족하고, 한글학교들의 재정은 언제나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교사가 적은 이유도 임금과 처우가 낮기 때문이고, 학생 당 교사의 비율이 적을수록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충분한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양질의 한국어와 역사 및 문화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 관련 당국과 동포사회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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