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최초 흑인추기경 그레고리 대주교 면담… ‘손수레 십자가’ 전달
▶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 끔찍한 폭력”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전 숙소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났다.
문 대통령이 길지 않은 워싱턴DC 방문 기간 그레고리 추기경을 만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유대·신뢰관계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가톨릭 신자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첫 가톨릭 신자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일인 지난 1월 20일 성당 미사로 공식 일정의 첫발을 뗐고, 취임 전날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그레고리 추기경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세례명은) 티모테오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김대중 대통령님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 신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인권, 복지, 남북통일 등의 분야에서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의 가톨릭교회가 사회정의 구현과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그레고리 추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격화한 인종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잇따르는 증오 범죄,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며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 많이 생긴다"고 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한국 교민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요청했고,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 늘 함께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사용하던 손수레를 재활용해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기도 했다. '손수레 십자가'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기획으로 10개가 제작됐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십자가에 입을 맞췄고,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 기도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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